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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본보에서 ‘짝퉁 선글라스… 안경사 이미지 또 먹칠’이라는 타이틀로 된 기사가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고급 브랜드 상표를 본떠 만든 제품을 ‘퉁’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짝’이라는 어원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짝’이란 한 쌍 가운데 하나를 나머지 하나에 대하여 부르는 말임과 동시에 초등학교 교실 등에서 한 책상에 같이 앉아 공부하는 두 친구 가운데 하나를 부르는 말이다.
양말 한 짝, 신발 한 짝, 짝 잃은 외기러기 등 애수(哀愁) 띤 시어(詩語)로도 쓰이는가 하면 일반적으로 반려(伴侶) 또는 반려자를 말한다.
이보다 앞서 “짝짜꿍!”은 젖먹이 아기에게 손뼉을 치며 웃기고 달래는 소리글인 표음문자(表音文字)에 나온 말이 ‘짝’이며, 단짝인 짝을 재미나게 부르는 말로 발전된 것이 ‘짝꿍’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난날에 안경업계에서도 오늘날의 ‘짝퉁’의 개념과 다른 외제 안경테의 모조, 유사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안경테의 외래품 일체가 수입이 금지되던 시절이었다.
마비스(MAWITZ) 선글라스가 그 대표적 품목이었다. 주점 종업원이 안경테를 들고 이것이 ‘마비스’ 테가 맞느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대부분 진품이 아니라는 감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90년 전북 정읍에 재일교포 이시야마(石山: 한국명 김병용)씨가 ㈜서전을 설립하면서 사실 일본제 제품이 국내에서 생산됨으로 인해 안경테 수입대체 효과가 실현되었다.
이와 함께 ‘안경사’는 전문인 자격의 면허가 시행됨으로써 안경업계의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안경테의 수입, 수출이 자유로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고급명품수입이 경향 각계의 백화점에 눈부시게 진열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결혼 때 예단, 예물로 명품가방을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천만 원 이상 되는 고급명품가방의 에르메스가 있는가 하면 샤넬과 서민용 명품도 있는데, 소득 수준에 따라 부유층, 중산층 부류의 인사들은 쓸 만치 써야 경제순환이 원활해진다고 본다.
그런데 있는 자, 없는 자를 막론하고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인 분수(分數)를 알게 되면 자기 신분에 알맞은 분한(分限)을 알고 쓰게 된다.
명품 선호도는 남과 차별을 두고자 하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해서 유발된다. 나아가 우쭐(pedantic)대는 가관도 연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허위성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자숙하는 길밖에 없다.
안경원에서 짝퉁 선글라스를 취급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세금계산서의 불비로 탈세 소지가 있는 것이 그 첫째요, 선글라스의 색상이 유해한가의 의문이 그 둘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