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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9월 28일, 서울 새마을체육관에 무려 1만5천여 명의 범안경인들이 모여 업권의 수호를 위한 궐기대회가 크게 열렸다.
범안경인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으로는 안경인협회 정회원들과 종사자들, 유통협의회, 안경기술고등학교 출신자, 보건전문대 안광과 출신들로 구성되었다.
이날 여기까지 오게 된 연유는 동년 8월 19일, 대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 구성이 결의사항이었다.
이런 결의 실천사항으로 9월 4일, 만리성에서 범안경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위원장에 김호곤 씨가 선출되었으며 대책위원 38명이 선임되었고, 이후 9월 9일에서 30일까지 총 3백27명이 각 시도 안경사법 관계 대책위원회 구성을 모두 마치게 되었다.
업권 수호를 위해 본연의 업무를 제치고 헌신하였다. 안경사의 업권 수호라는 커다란 명제 앞에 여느 일들은 모두 제쳐두고 몰두했다.
범개정작업은 세 갈래로 나누어 집중전략을 짰다.
그 첫째가 구성원들의 신뢰와 함께 아낌없는 성원이다.
두 번째는 주무당국에 우리들의 주장과 요구가 시대정신에 맞고 준비된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진정과 탄원을 올리고, 셋째로는 국민과 관계있는 안과학회와의 성명전을 펴야 하는 홍보전이다.
무슨 일이든 경비가 들게 되어 있다. 대책위원들의 아낌없는 헌금에 수범에 따른 여유 있고 관심 있는 분들이 큰 도움을 준 것은 업권 수호를 위해선 융화(融和), 단결이 요결(要訣)임을 주지(周知)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우리는 모두 한 시대의 구간을 달리는 릴레이 주자다. 대책위 역시 89년 9월 4일 구성, 안경사(眼境史)에 길이 빛나는 업적을 남기고 지난 90년 12월 10일, 범안경인대책위가 서울 힐튼호텔에서 김호곤 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대책위원 정순원 간사, 조창남, 임채진, 윤인환 실행위원과 대책위원 180여 명이 참석해 안경사 관계법규개정을 위해 구성,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고 대책위 해산식을 가졌다.
대책위 구성의 크나큰 대의(大義)의 뜻은 또 하나가 있다. 대책위는 임시기구다.
사단법인 안경인협회는 공식기구다.
그러므로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반드시 예상한 기구가 바로 대책위다. 사실에는 한자로 두 가지 다른 뜻이 있다.
사실(史實)과 사실(事實)이 그것이다.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이어진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 나는 때도 드물다. 그러므로 진실은 진실로 기록되어야 한다. 사실(史實)은 역사성의 근간이다.
그런데 성마르게 다가서서 서둘러 즐기고 조급하게 판단한 뒤 황망히 잊어버린다는 세대로 규정한다면 지나친 단견일까.
오늘에 산다는 것은 내일을 바라보지 못하면 뜻이 없다.
반면에 오늘이 있기까지 지나온 길을 조명해 보는 것 또한 우리에게 오늘의 의의를 부여해 준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