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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든 방법에 따라서 그 진도(進度)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글 읽는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일반적인 독서법은 어쩐지 식상한 것 같아서 효율 면보다 독서의 재미와 보람을 나의 독서법을 통해서 느꼈으면 한다.
우선 글 읽기는 예비지식의 유무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등산가의 배낭에는 상용과 비상용물품이 가득 담겨져 있게 마련이듯이 전문 학술•교양•인문학 모두 다 공히 갖추어야 할 자전(字典)•사전(辭典)•사전(事典)과 국어대사전, 그리고 영한사전(대형)과 concise•삼성당간 英和辭典, 그리고 露語 辭典•한국사대사전•철학사전•의학사전•영어대사전 漢韓大字典•儒敎中國大字典 등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일본의 辭典•事典類의 근간 것은 다 갖고 있어 참고로 요긴하게 쓰고 있다.
이 밖에 새로운 용어나 은어, 과학용어는 컴퓨터에 검색해 쓰고 있다.
책을 읽다가 낯선 용어나 단어가 나오면 반드시 사전을 뒤져 찾고 나서 읽어 나간다. 찾아 알게 된 단어가 다시 나오게 되면 죽었던 외삼촌을 우연한 곳에서 만난 기쁨 같은 것을 느껴 글읽기의 재미가 더해진다.
일반적으로 동양에서 도서 분류는 경(經), 사(史), 자(子), 집(集)으로 한다. 경은 절대 불변하는 진리를 말한다. 성현의 말씀이 담긴 것이나 종교적 교의인 금강경이나 삼경(三經: 시경•역경•서경) 등을 말한다.
경과음에 사(史)는 역사서이고 자(子)는 스승의 말씀의 모둠인 것이고 집(集)은 논술(論述)의 집약된 서책을 말한다. 이러한 경, 사, 자, 집의 필독서의 범주는 틀림없다.
하지만 읽고 이해하는 수준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 의미에서 나중에 잡(雜)을 더해본다.
잡은 잡지를 말한다. 잡지에는 일간, 주간, 월간이 있다. 일간은 신문임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신문은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교양을 높여준다. 신문은 레크가 말한 것처럼 세계로 통하는 창이다. 신문은 바르게 알도록 하고 바르게 판단하도록 하며 바르게 행동하도록 하는 무거운 책임이 바로 언론에 있다고 확실하게 믿게 되면 신문은 가까이 하게 된다.
일간보다 체계 있는 논리를 구사한 것이 주간이고, 어떤 명제에 대해서 촌론, 본론, 결론 등 정연(整然)한 논리로 독자를 무게 있게 이끌어 주는 월간지도 있다.
사상계, 신동아, 월간중앙, 월간조선 등 차례로 수십 년간 구독했다. ‘사랑의 기술’, ‘협상의 기술’이라는 책자도 있고 ‘독서기술’도 있다. 나는 신문, 주간, 월간, 일반 책자 할 것 없이 읽을 때 방점(傍点)이나 방선을 반드시 연필로 친다.
그리고 책을 읽고 느낀바나 요긴한 구절을 적어 놓은 차기(箚記)를 반드시 한다. 읽고 쓰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을 때는 집중해 읽어 나가야 한다. 바로 삼매경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三昧’란 ‘삼아디’를 음역한 Sanscrit어인 것으로 하나의 대상에 일심불란의 경지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