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전국 102곳 안경원 조사결과 렌즈갈이 고객 20∼30% 증가… 소비심리 위축•장기 불황으로 일선 안경원들 인원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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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원 렌즈갈이 긴급 실태조사
안경렌즈만 교체하는 일명 ‘렌즈갈이’가 평소 10명 중 1명이던 것이 최근 2~3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8개 권역의 안경원 102곳을 전화설문 조사한 결과, 조사 안경원의 76%(78곳)가 ‘렌즈갈이 고객이 예년에 비해 20~30%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불경기 여파로 안경 교체 대신에 안경렌즈만 교체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에‘렌즈갈이가 감소했다’는 안경원은 7%(7곳)에 그쳐 렌즈갈이의 증가가 안경원 전체의 일반적인 현상임이 확인되었다. 부산 수영구 초이스 안경원의 김영수 원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렌즈갈이를 의뢰하는 고객이 적어도 20% 이상 증가했다”며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안경 구입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첫눈애 안경원의 이태형 원장은 “과거엔 TR테 등 저가 안경테가 주로 판매되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울템이나 아세테이트 등 고가 프레임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프레임을 재활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었다”며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한 공테에 안경렌즈를 넣어 달라는 고객과 렌즈갈이를 원하는 고객을 비교하면 그 비율은 10:90 정도”라고 설명했다.
고가 프레임 판매 증가, 고객수는 감소
또한 이번 조사 결과 소비심리 악화 등 국내 실물경기가 추락하면서 안경사들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안경원의 현재 경기 상황’을 묻는 설문에는 조사 대상의 90% 이상인 93곳의 안경원이 ‘근래가 지난 5년간 최악의 경기’라고 응답했다. 장기 불황에 따라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연중 최대 성수기인 봄철이 ‘한겨울’이라는 우려 속에 렌즈갈이가 대폭 늘어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안경사는 “오늘날 안경원은 날로 감소하는 매출로 인해 사업적 기반이 붕괴직전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조만간 ‘파격세일’‘온라인 판매’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서 ‘종사 안경사 수를 감축했느냐’는 설문에는 82%(84곳)의 안경원이 ‘지난 1년 동안 1명 이상의 근무인원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원의 한 안경원 원장은 “봄철에도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서 부득이하게 지난 달 봉급이 가장 많은 연봉자 1명을 퇴직시키고 지금은 3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이런 경기가 계속되면 올 하반기에 또 1명을 더 퇴사시켜야 된다”고 귀띔했다. 결국 이 설문에서 조사 대상 102곳의 안경원 중 13%인 14곳에서만 직원을 채용했다고 응답하여 새내기 안경사의 취업이 한창 많은 1~2분기에 신규채용이 얼어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경 피팅•조제료 현실화 시급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2.50%로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하 결정에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경기 회복세는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광공업 생산의 경우 전월 대비 2.6%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시중에 돈을 풀기로 결정한 것이다. 금리인하로 인해 곧 적잖은 은행 자금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안경원 역시 그 효과를 일정부분 입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효과를 체감하는 것은 각 안경원마다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주변 상황만을 탓할 뿐 개선을 위한 노력은 등한시하는 안경사가 적지 않은데 스스로 불황을 돌파하려는 의지와 시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KE안경원의 전정현 원장은 “지난 2009년부터 고객에게 조제가공 및 피팅 비용을 청구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고객은 비용 발생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면 안경원 입장을 이해하고 흔쾌히 지불한다”며 “가격인하같은 비생산적인 방법이 아니라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조제료를 청구하면 새로운 수익창출은 물론 對국민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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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기준금리 인하 효과? 기준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시중에 자금을 더 많이 풀어 소비의 촉진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금리가 낮으면 기업은 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마련한 자금으로 각종 투자에 나서는 순기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 자금이 늘어나면 물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금리인하의 역기능이 발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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