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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시(night vision)
  • 강현식 교수
  • 등록 2013-06-18 10: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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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돕신은 긴 적색파장에 민감해 야간시에 도움… 망막 뒤에 반사판 있는 동물은 야간시력 뛰어나
 
1. 야간시(night vision)
야간시는 어두운 환경에서 보는 시력이다. 다시 말하면 간상체 역치(閾値) 이하의 조명으로 물체를 더욱 잘 볼 수 있는 시력이다.
인간은 많은 동물과 비교해서 밤눈이 어둡다. 그러나 개과 동물(개, 여우, 늑대 등)과 고양이과 동물(고양이, 호랑이, 사자 등)은 밤눈이 밝다.

포유동물의 눈은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을 때 밝게 빛난다. 이 동물들은 인간과 달리 망막 뒤에 거울과 같은 역할의 반사판(또는 휘판 : 輝板, tapetum lucidum)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이 시세포층을 횡단한 빛을 다시 반사시켜 광수용체에 시자극을 전달하여 낮은 조도 아래에서 시각작용이 좋아지게 돕는다.
그러나 인간의 망막 뒤에는 반사판이 없다. 그래서 인간은 밤눈(night vision)이 어둡다.

2. 생물학적 야간시(bio-night vision)
망막의 광수용체(시세포)를 자극하여 시각작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전자기파의 영역은 380~760nm인데 이 영역을 가시광선(또는 가시스펙트럼)이라고 한다.

생물학적 야간시에 있어서 간체에 들어 있는 로돕신(rhodopsin) 시색소 분자는 빛이 간체에 흡수될 때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로돕신은 야간시가 되도록 하는 빛에 지극히 민감한 색소이다. 빛(스펙트럼)에 노출될 때 시홍의 적색 색소는 즉시 퇴색하는데 완전히 재생하기까지에는 약 30분이 걸린다.
하지만 순응의 대부분은 어두운 곳에서 시작 5분 또는 10분 만에 일어난다. 인간의 간체에 포함된 로돕신은 긴 적색파장에 덜 민감해서 많은 사람들은 야간시를 하는데 도움 되는 적색광을 이용한다. 적색광은 오직 간체에 포함된 로돕신만을 서서히 소멸시키고 그 대신에 추체로 보게 한다.

많은 동물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반사판을 가지고 있는데 이 판은 야행성 동물이나 몇몇 깊은 바다 속에 사는 동물에서 발견되는데 눈부심의 원인이 된다.
 
3. 주행성 동물과 야행성 동물
동물은 시각•청각•후각을 이용해서 행동하지만 주행성, 야행성에 의해서 시각•청각•후각의 비중이 달라진다. 주행성 동물은 주간에 행동하기 때문에 주로 시각을 이용해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장류와 조류 등은 오직 시각을 의지해서 행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코끼리 등과 같이 시력이 좋지 않고 예민한 후각을 의지해서 행동하는 동물도 있다.

그러나 야행성 동물의 경우에는 어두운 곳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시각은 의지할 것이 못되고 필연적으로 청각과 후각을 이용해서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개, 고양이, 박쥐, 올빼미, 이리, 쥐와 같은 야행성 동물은 시각은 그다지 예민하지 않지만 청각과 후각은 대단히 발달되어 있다.
박쥐는 스스로 초음파를 발산하고 그 반사음파를 청취함으로써 장애물의 존재를 알고 진로를 정한다. 박쥐는 그 눈을 도려내어도 묘하게 장애물을 피해서 날아갈 수 있지만 귀를 막아버리면 그 순간에 장애물에 부딪히고 만다. 이러한 사실에서도 야행성 동물이 시각보다 오히려 청각과 후각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예는 고양이에게서 볼 수 있다. 고양이 따위에서 볼 수 있는 망막의 외층에 존재하는 반사판(휘판)이다.
고양이는 밖에서 직접 망막에 도달하는 빛뿐만 아니라 반사판에서 반사되는 빛까지 이용하므로 야간에 적은 양의 빛을 유효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 눈이 밤에 반짝거리는 것은 반사판에서 빛이 밖으로 되돌아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간의 시력은 사람이 고양이보다 5배 정도 좋지만 반대로 어두운 곳에서는 고양이 쪽이 사람의 6배 정도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야행성 동물의 또 하나 특징은 눈이 크고 망막의 시세포가 거의 간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소량의 빛으로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시력은 좋지 않고 색각도 없다. 한편 주행성 조류는 전부가 추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밤이 되면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또한 몇몇 동물은 인간이 볼 수 없는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더 많이 이용해서 볼 수 있다.

많은 동물은 해부학적으로나 형태학적으로 인간의 눈과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인간이 야간시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야간시를 하게 된다. 즉 인간보다도 커다란 안구와 큰 수정체, 눈언저리까지 벌어지는 동공, 추체보다 훨씬 많은 간체(어떤 동물은 전적으로 간체 뿐인 것도 있다) 및 반사판 등을 가지고 있어서 야간시력이 좋다.
 
4. 적색 눈과 청•녹색 눈
특히 야간에 플래쉬를 이용해서 인물사진을 찍으면 종종 촬영한 사진의 눈 중앙에 붉은 빛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붉은 눈 효과(red-eye effect)라고 부르는데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여러분의 컴퓨터로 쉽게 지울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상태에서 개의 눈을 촬영했을 경우에는 blue eye 또는 green eye의 사진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왜 사람의 눈은 붉게 촬영되고 개의 눈은 청색일까?
그 차이는 안구의 뒤 쪽에 그렇게 만드는 영역이 있다. 이 영역은 망막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사물을 보기 위해서는 빛을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 사람의 눈은 어두운 공간에 있을 때 현저히 크게 동공을 열어서 망막에 충분한 빛이 닿도록 한다. 이러한 작용은 빛의 양이 적을 때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지나친 양의 빛이 망막에 닿으면 우리는 보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카메라의 플래쉬를 터뜨렸을 때 사진을 촬영하기 전에 동공은 수축할 짧은 시간을 갖게 된다. 플래쉬 라이트는 망막에 닿아서 반사한다. 그런데 망막은 붉은 피로 가득차 있어서 반사는 붉은 색이고 결과적으로 red-eye effect를 나타낸다.

5. 야간용 쌍안경(night glasses)
야시경은 대물렌즈의 직경이 큰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말한다. 직경이 큰 렌즈는 빛을 모아서 집속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순수하게 빛을 광학적 방법으로 강화시키면 사용자는 육안으로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

때때로 야시경(夜視鏡)은 출사동이 꽤 큰 7mm 되는 것도 있는데 모아진 빛을 전부 사용자의 눈으로 들어가도록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동공 크기의 제한 때문에 야시경을 잘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때때로 군인들은 동공을 크게 확장시키려고 산동제인 아트로핀을 지급받기도 한다.

영상 증배가 소개되기 전에는 야시경은 야간시의 유일한 방법이었으며 특히 바다에서 널리 이용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야간용 쌍안경은 보통 렌즈의 직경이 56mm 또는 그 이상이였으며, 배율은 7또는 8이었다. 야간용 쌍안경의 단점은 사이즈가 크고 무거운 것이다.(그림 1,2,3)

그런데 개과 동물이나 고양이과 동물의 반사판 색은 여러 가지이다. 이 색은 개과 동물에서는 청색 또는 녹색이고 고양이과 동물에서는 그 층이 투명해서 마치 인간처럼 붉은 색을 띤다.

옛날 보릿고개 시절에 동네 청년들이 깜깜한 심야에 사랑방에 모여 있다가 닭서리 하러 곧잘 다녔는데 이미 그들은 야간시(night vision)의 원리를 이용한 것 같이 생각되어 옛날 사람의 지혜가 돋보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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