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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교정술, 누진 판매 발목잡나?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3-11-15 11: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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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안교정수술 무차별적 광고로 누진렌즈 판매 하락… 백내장 연계한 교정술 확산, 안경원 효자제품 판매에 찬물
 
안경사의 고유 업권이면서 효자제품으로 손꼽혀온 누진렌즈가 안경사의 손을 떠나고 있다.

안경원의 든든한 보루였고 안경사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누진렌즈의 판매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안경원의 미래 동력으로 불리던 누진렌즈의 판매 전망이 이처럼 어두워진 것은 안과에서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노안교정 인구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광고물에는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한다’는 문구가 아무런 제재 없이 떠다니고 있다.

국내 한 안과병원의 노안수술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들여다보아도 노안교정의 심각성은 금세 알 수 있다.

이 병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과거 주 노안 연령층이었던 50~60대를 제치고 40대 중년층이 노안교정수술을 가장 많이 시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진렌즈의 주요 판매 대상층이 누진렌즈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1990년대 초 라식수술이 국내에 도입될 당시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20~30대들이 이제 노안수술의 새로운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과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시력교정수술의 실체를 수없이 목격한 서울 강남 K안경원의 J원장의 말에서도 노안교정술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많은 안과들이 근시퇴행을 막기 위해 각막을 과도하게 절편한다”며 “특히 수술로 인해 각막이 얇아지면 근시가 원시로 달라질 수 있는데, 이 경우 교정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심한 노안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과거 라식수술을 많이 받았던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현재 심한 노안에 시달리고, 이들 대부분이 노안 재수술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누진렌즈 전문가로 자부심이 컸던 서울 강남에 위치한 D안경원의 K원장은 누진렌즈 고객이 감소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안경사 중의 한 명이다.

그는 “2~3년 전까지만 누진렌즈가 월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불경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누진렌즈 판매율이 전체 매출에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안과의사회 등 안과단체들은 노안교정수술을 단체 차원에서 홍보하는데 열심인데 안경사협회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노안인구가 누진렌즈 대신에 노안수술이 쉽게 이루어질 개연성이 높은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도 잘 드러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1년 주요수술통계’에 따르면, 국내 33개 대학병원의 주요수술 환자 144만 명 중 가장 많이 시행된 수술이 백내장수술로써 30만 8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이는 5년 전인 2006년에 비해 무려 33% 이상 증가한 수치다. 노안 세대들이 그만큼 예전에 비해 백내장수술을 많이 받았고, 또 이들 노안인구들이 안과의사의 권유대로 노안교정수술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술 부작용•누진렌즈 홍보 강화해야

서울 강남의 대다수 안과들은 블로그나 카카오톡을 통해 ‘백내장을 비롯해 노안까지 해결이 가능한 레스토렌즈’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심지어 대여섯 군데의 안과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노안교정수술 대상자를 무차별적으로 유인하고 있다.

그러면 한 해에 30만 명 이상이 백내장 수술을 받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안경업계는 어떤 대응책을 갖고 있을까. 라식수술과 마찬가지로 안경업계는 무대응이 유일한 대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의 한 임원은 “백내장수술이 필요하지도 않은데도 굳이 노안교정을 권해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노안교정수술에 대한 부작용 사례를 수집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솔직히 안과의 노안교정수술에 대해 대안협이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안경업계에는 10여 년 전만 해도 40대 중년층들이 40~50만원 되는 안경을 예사롭게 판매하던 호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안경원은 선글라스에 이어 안경테까지 뺏긴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심지어 온라인과 좌판 행상에 밀려나면서 일반 도수테는 단순 소모품 수준으로 전락하고, 이제는 안경원의 유일무이한 누진렌즈마저 뺏길 형편이다.

안경업계의 혹자는 “원래 실패자는 핑계거리가 널려 있다”며 “그동안 안경업계는 눈에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미리 대비하기는커녕 경쟁을 일삼으면서 안경원 곳간에 곡식을 훔쳐가도 쳐다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진렌즈 판매 하락 문제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대비만 하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는 면할 것”이라며 “안경사는 대안협을 중심으로 노안교정수술의 부작용 파악과 더불어 누진렌즈의 간편성을 집중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노안교정수술이란
각막을 변형시키거나 인공수정체 삽입으로 노안을 교정하는 수술을 말한다.

노안교정수술은 백내장의 유무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백내장이 없는 경우라면 레이저 노안교정술 또는 전도성 각막 성형술 등을 이용하고, 백내장 환자는 초음파 유화술로 백내장을 제거한 다음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이때 삽입되는 렌즈는 크리스타렌즈, 리쥼렌즈, 테크니스렌즈, 레스토렌즈가 있다. 최근 선호되고 있는 레스토렌즈 교정수술은 수정체를 제거한 후 근거리 및 원거리 모두를 볼 수 있게 하는 수술이다.

수정체에 정확하게 초점이 맺지 못하여 노안을 초래하는 불편함을 수술로 치유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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