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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과 언어(2)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4-04-30 15: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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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에서 배우기 위해서다. 현재의 눈으로 과거를 보고 거기서 얻은 교훈으로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 시절에 대한 성찰과 나아갈 미래에 대한 차분한 모색의 시기로 삼는 것이 하나이고, 그저 복고바람을 현재 자신들이 처한 입장에서 아전인수 격으로 이용하려다가 사회적 대합과 분열만 심화시키는 것이 또 하나이다.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의외로 인간관계라고 대답하는 분들이 많다. 관계는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제3의 외적요인에 의해 깨지기도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슬픈 일을 당했을 때 누가 손을 잡아주거나 포근하게 안아주면 큰 위안을 받는다.

위안은 내면의 친절이다. 언어는 문화다. 문화는 권리나 정책이 아니라 삶의 태도, 함께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삶의 향기다.

특수한 집단 계층에서 자기네끼리만 쓰이는 은어(隱語)라는 속어가 있는가 하면 역사나 철학, 인문사회, 과학, 종교에서 각기 쓰이는 전문용어도 있고 시대를 반영한 속어나 비속어도 있다.

1950년대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생겨난 ‘사바사바’란 말이 유행된 적이 있었다. 뒷구멍으로 돈이나 값비싼 선물을 주면서 은근슬쩍 청탁하는 짓거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는 사어(死語)가 됐다. 사실 인간은 물과 화학, 생물학적 반응의 총체이다. 의식은 이러한 과정들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생물적인 존재이다. 의식은 언어로까지 발전하는 뇌신경적 요인들의 총체에서 생겨난다.

본질적으로 언어는 의식-사물에 대한 의식과 자의식의 모태이자 사유의 도구이다. 그러므로 육체와 분리된 실제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우리는 언어와 더불어 비로소 사유(思維)할 수 있다.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려면 해당 단어의 의미를 공유해야 한다.

의미 공유의 주체가 생략된 객관적 의미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흔히 많이 쓰는 ‘마음’이란 단어는 의미가 너무나 혼미스럽게 느낄 때가 많다.

마음(mind), 수세기동안 다른 많은 방식으로 사용된 모호한 용어,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주로 인지적 심리과정의 총체적 조직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원래 생각은 마음의 일이다. 요즈음 뇌과학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용적으로 써보는 '마음'에 대한 말은 뇌과학에 입각한 개념정립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마음, 그것은 성(性)을 바탕한 뇌의 인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성’이란 인간이 생물학적인 콘텐츠인 식(食), 수(睡), 색(色)과 더불어 이성(理性), 영성(靈性)을 의미한다. 주자는 성즉리라고 했다면 탄허스님은 성즉심(性卽心)이라고 했다.

빛을 프리즘에 비치면 무지개색이 나타나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오방색(五方色)이라는 관용색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푸르름과 녹색은 다른데 우리는 그냥 푸르다고 생각한다. 초록은 동색이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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