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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興)과 풍류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4-08-14 21: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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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기능을 가진 자는 전문직능인이다. 명제(命題)에 따를 용어(用語), 술어(述語)의 정의와 개념을 기술(記述)해야 하며 사상이나 감정 따위를 적절히 효과적, 미적으로 묘사(描寫) 또는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흥」이란 단어에 익히 알고 심취(心醉)하기도 하지만 말이나 사물이 뜻을 명백히 규정하려는 이른 바 정의(定意)를 말해야 할 때 표현하기가 손쉽지 않다. 더욱이 「흥」에 대해 특징을 객관적•체계적으로 기술하기란 녹녹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흥이 난다” “흥겹다” “신이 난다” “신바람 난다” 등의 표현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정서이다. 그러나 「흥」은 단순히 즐거운 재미라는 말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미적 내포를 지닌다.

「흥」은 생(生)의 밝은 측면으로 마음이 향했을 때 조성되는 미감이다. 미감을 구성하는 정감요소 중에서도 즐거움•기쁨•상쾌함과 같은 양(陽)의 요소가 기반이 된다. 한자의 흥(興)은 「마주들다」의 뜻이 동(同)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글자로서 힘을 합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마주 들어서 힘을 합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흥」이라는 글자는 둘 이상의 구성원을 전제로 하여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흥의 속성은 적은 것보다는 많은 것 정적(靜的)인 것보다는 동적(動的)인 것, 쇠미한 것보다는 무성(茂盛)한 상태, 슬프고 어두운 것보다는 즐겁고 밝은 상태, 하강하는 것보다는 상승(上昇)하는 상태, 혼자보다는 여럿이 발산과 퍼짐을 특징으로 하는 상태, 음보다 양(陽)의 속성을 띄는 것과 더 깊게 밀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흥심•흥분•흥겹다 등과 같이 「흥」에서 파생된 어휘들은 흥이 지니는 의미소를 기본으로 하여 조금씩 다른 의미가 부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흥이 내포된 의미로써 흥분의 요소를 들고자 한다. 흥분은 상승감, 고조된 정서를 바탕으로 한다.

「흥이 난다」 「흥이 솟다」 「흥겹다」 같은 언어구성은 상승감으로서의 흥분의 느낌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흥」에 내포된 즐거움의 요소는 가무(架舞)와 같은 관련을 지닌다.

「흥」에는 신바람의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신바람은 「흥」의 극치에 달한 상태이므로 궁극적으로 흥에 내포된 요소, 「흥」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 요컨대 「흥」의 미감은 무속의 신명과도 다르고 한(恨)같은 억압된 정서와도 성격이 다른 고유의 미적 원리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흥」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에 기초해 일어나는 미감이요 현실원리에 근거하여 유(有)의 세계에서 형성되는 미적 체험인 것이다. 「흥」이 일어나는 계기를 보면 술에 의한 흥, 계절의 변화에 따른 춘추흥이 미학에서 하흥(夏興)과 동흥(東興)은 별 의미가 없다.

이외에도 뱃놀이나 낚시, 사냥 등에 따른 흥, 음악이나 춤, 음영(吟詠)에 의한 흥, 좋은 경치 등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놀이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술을 마시면서 시부를 집으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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