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에서 필수적인 중견 직능인(中堅 職能人) 안경사는 ‘안경인’으로 불러왔다.
낚시꾼, 조사(釣士)라는 호칭보다는 ‘낚시인’이라고 부르며 20여 년간 낚시칼럼을 써왔다.
요즘의 낚시 프로에는 열 대 이상 길고, 짧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조항(釣沆)을 설명하느라 바쁘다.
미갑 낀 바늘로 그물을 친 격이다. 이런 부류의 꾼들은 결코 낚시인이 될 수 없다.
물결이 차서 고기 아니므로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실고 돌아온다는 월산대군의 낚시관의 향수가 그리울 때가 많다.
종교인, 법조인, 의료인, 낚시인, 안경인이 얼마나 어엿한 이름인가.
말띠 해가 가고 양(羊)띠 해가 다가오는 연말연시다. 한 해의 시작, 일의 시작은 언제나 가슴을 희망과 기대로 설레게 하고 소망과 기구(祈求)로 가득 채우게 한다.
바라는 바가 제대로 끝맺음이 되려면 시작이 잘 되어야 한다. 시작이 좋으면 일이 순조롭게 되어 가게 마련이다.
‘일이 시초가 가장 중요하다’는 플라톤의 말도 이러한 진리를 말해 주는 것들이다.
지학(志學)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만능 천재가 필요 없는 역할분담 사회이므로 모든 사람이 한 가지 일에만 특화(特化)한다.
그러나 천직이라고 택한 일에 10년쯤 정진하다보면 미망(迷妄)은 자연히 없어진다.
그리고 또다시 10년 동안 노력하면 자연히 가능성의 한계성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자기 지혜를 알고 나서 또다시 10년이 지나면 그때 깨달음이 몸에 배여 남의 말에도 자연히 귀를 기울이게 되어 모든 것을 순리대로 내고집대로 무리한 일은 없게 된다.
본시 도(道)란 사람이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人之当行之路)이니 길은 담을 뚫고 나 있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을 때 우리는 누구나 다 새로운 각오를 하며 영신(迎新)한다.
궁(窮)하면 통하는 게 아니라 변측(變則) 통(通)인 것이다.
일정기간의 수학, 문학, 종교 등 모든 문화현상에는 공통된 가치 기준과 방법론이 엄존하는 경우를 곧잘 볼 수 있다.
이 정신요소를 여기서는 범 패러다임(paradigm)이라 부르기로 한다.
굳이 형식적인 정의를 내린다면 문화의 제상(諸相)에 공통된 가치관 혹은 지배원리와 그것에 의해 추진되는 문화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지식계층의 핵심은 자연과학자와 같이 경험세계에의 바탕을 둔 지식인들이 차지할 것이 틀림없다.
이들의 임무는 실제 경험을 통해 삶의 심오한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고전은 시간을 초월한 것이면서(timeless) 시의(時宜)에 맞게 적합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다양한 인생의 화원이라면 책은 타인들이 삶으로 엮어지는 꽃다발에 비유할 수 있다.
책이 공산품과 구분되는 공공재적(公共財的) 성격을 가진 깨지기 쉬운 그릇이라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讀書尙友).
남의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내가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