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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기와 독서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5-02-15 13: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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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란 그날에 있었던 일을 저술하는 글로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으로 고정시키는 일이다.
매일 일기를 쓰다보면 마음과 욕구가 이동한 자취를 추적해 볼 수 있고 나와 소통할 수 있다.

막상 쓰려고 하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게 일기 쓰기다. 날마다 조금씩 노트 한 쪽 정도의 분량만 써 보라. 단 큰일이나 사건 위주로 쓰지 말고 가장 하찮은 것,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 찰나에 스쳐 지나간 채 의미가 되지 못한 일들에 대해 써 보는 거다. 솔잎 사이로 비껴 들어와 떨어진 햇빛이라든지 휘 떨어지는 단풍잎, 또 간밤에 꾼 꿈에 대해 써도 좋다.

일기가 하루의 자서전이라면 나날의 일기들이 모인 일기장은 한 사람의 역사로 기억되는 어엿한 기록물이 될 것이며, 일기를 씀으로써 자기가 누구이고 어떤 존재인가를 더 잘 알 수 있다.

사람은 완결된 존재가 아니라 완전을 향하여 나가는 존재이다. 방향 없이 내닫는 나날들 같지만 하루하루는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일기는 나와 대면하는 연습, 일기는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글을 쓰는 자들은 망망대해와 같은 백지라는 바다에 투신한다. 글은 피이자 정신이다. 쓰기에 앞서 책을 읽어야 한다. 책 읽기는 운명을 바꾼다. 그들을 독서가로 만든 것은 독서를 통해 얻는 황홀한 감흥(感興)이다.
여행은 세계라는 책을 펼쳐서 읽는 것이다.

책 읽기란 떠나지 않고 하는 여행이다. 세계가 한 권의 책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독서가 여행이고 여행이 독서다. 책에 몰입하는 행위는 ‘놀이’의 즐거움 속에 자아를 구속하는 현실의 모든 제약들에서 벗어나고 싶은 해방과 자유에 대한 꿈이기도 한 것이다.

한 인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이 필요한가. 책은 지식의 창고이고 언제나 마법의 도구와 사물이다. 책은 인생과 세계의 융합이고 그 경험의 결과인 기억들을 재현하고 보여준다. 책은 저마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기억이다.

궁극적으로 책은 기억의 총량을 늘리고 삶을 확장한다. 책은 망각의 바다에서 조난당한 인류를 구원하는 구명보트와 같다.

인류는 책을 통해 기억의 영속성을 유지해 왔다. 책 읽기는 영혼을 성장시키고 개성에 활기를 불어 넣어서 그것을 한껏 확장시켜 준다.

영혼이 고독한 때만이 우주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힘이 그 속을 흐를 수 있고 그 순간에 정신적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지나가는 시간은 자신의 뒤에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를 가지지 않는 시간이고 어떤 약속의 시간이다.

예나 현재나 변함이 없는 것은 일기나 콩트, 산문 등 쉬운 것부터 써보는 연습을 하게 되면 연장통에 남겨진 어휘(語彙), 문법, 수사법, 다양한 전고(典故)들뿐만 아니라 신화, 전설, 민담, 설화와 같이 상상 또는 직관(直觀)과 영감(靈感)을 불러일으키는 재료들을 담을 수 있다.

읽고 쓰는 첫 관문에 들어서려면, 읽고 쓰는 관심과 재미를 우선 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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