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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미래로 가는 이정표
  • 본지 허선
  • 등록 2015-02-15 18: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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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사 협회장 선거만큼 심심한 선거판도 드물다. 대의원만 투표하는 간선제이다 보니 일반 회원은 어떤 인물이 출마했는지 모를 만큼 깜깜하다.

수십년 째 이런 선거가 반복되다 보니 회원들 입장에서 안경사 협회장 선거판은 강 건너 불난 집일뿐이다.

대의원들도 협회장 출마자들의 면면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3만명이 훌쩍 넘는 안경사 중 고작 250명에 불과한 대의원들도 공약 한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하고 협회장을 뽑고 있다. 지부에서 힘깨나 쓰는 실력자들이 줄서는데 따라 몰표를 던지는 상황도 여전하다.

안경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깜깜한 선거판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 입후보자가 세 명이나 나왔는데도 기호 없이 선거를 치르다 보니 ‘김씨’ 성을 가진 두 사람이 계속 헷갈리고, 그 흔한 정견발표 하나 없이 선거를 서둘러 마친다. 출마자들이 자신의 공약을 알리는 홍보물도 투표일 열흘 전에야 겨우 받을 정도다.

입후보자들의 출마 접수날짜를 보면 더 기가 막힌다. 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협회장 출마 접수 마감일을 2월 16일까지로 정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불과 10일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그것도 구정 연휴 5일을 빼면 공식 선거운동일은 4~5일에 불과하다.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초읽기 선거를 치루는 이번 선거판을 두고 어느 후보는 현 집행부가 여권 후보를 협회장에 당선시키려고 접수날짜를 일부러 늦추었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현 회장이 여권측 출마자와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전국 곳곳을 다니려고 접수 날짜를 늦추었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이곡(李穀, 1298년)은 눌재견화(訥齋見和)라는 시에서 까마귀는 아무리 살펴봐도 암수를 구별할 수 없다고 노래했다. 공자도 문하의 제자들에게 시경(詩經)의 소아(小雅)쪾정월(正月)을 짚으며 “저마다 제가 훌륭하다고 말하지만, 세간의 옳고 그름이나 시비(是非)는 까마귀의 암수를 분간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 안경사 협회장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깜깜이 선거판에서 과연 누가 최선의 인물인지 알 수 있겠는가? 선거 때만 되면 검증할 수 없는 공약이 난무하고,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린다. 정책 대결은 흔적도 없고, 출마자들은 표 사냥에 나선 사냥꾼처럼 전국 16개 지부와 대의원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심지어 반값 안경테 문제로 회원 제명된 어느 전임 회장을 출마자마다 찾아다니며 자신의 지지를 호소할 정도로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제 세 후보에게 남은 날은 열이틀뿐이다.

넉넉해야 3백 시간 안쪽이면 한 사람은 당선자가 되고, 나머지 두 사람은 낙선자로 나뉜다. 협회장에 낙선하면 참모들도 입술을 깨물만큼 고통의 늪을 오래도록 헤맬 정도로 혹독한 것이 선거판이다.

그러나 더 혹독한 것은 2월 26일이 당선자의 운명을 결정짓는 날이 아니라 안경사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날이라는 점이다.

이번에는 정말 똑똑하고, 또 그릇이 큰 사람을 협회장으로 뽑아야 한다.

그래야 회원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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