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협회장 선거에서 지부 실력자들이 후보에게 사실상 금품 요구… 일부 지역 실력자들 세력 과시하며 선거 좌지우지, 선거 때마다 금품 제공 되풀이
▲ 협회장 선거를 포함한 대한안경사협회 관련선거에서 금품과 향응제공에 관한 많은 증언들이 접수돼 이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시급해지고 있다. 사진은 제19대 협회장 선거가 치러진 지난 2월 26일의 제42차 정기대의원총회의 모습이다. 지난 2월에 치른 제19대 협회장 선거에서 금품과 향응 제공 등 불법선거의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일부 전 현직 지부장들이 후보자들에게 “모 후보가 식사 대접과 활동비를 주고 갔다”며 사실상 출마자에게 금품을 요구, 이번 협회장 선거가 금품 타락선거가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본보가 지난 3월 15일자에 ‘당선의 유혹… 금품•향응 넘친다’는 제하로 이번 협회장 선거의 불법 타락 사례를 보도한 이후 다양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금품•향응 사례 만연
안경사 협회장 선거가 불법 타락선거가 끊이지 않는 것은 선거 후에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금품을 주고받은 모두가 법적인 처벌을 염려해 서로 숨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한 사실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선거 운동원으로 활동한 한 회원은 “협회장 선거가 썩어도 너무 썩었다.
지부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실력자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내세워 후보마다 최고급 음식점으로 초청해 2차 술자리까지 갖는 등 많게는 하루저녁의 식대와 회식비로 3~400만원 가까이 향응을 제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어느 한 인사의 증언에 따르면 경합지역으로 분류된 지부의 실력자들이 투표 2~3일전에 직간접으로 후보에게 ‘소속 대의원들의 표를 얻어주려면 회식비가 필요하다’고 먼저 연락해 오고, 이 연락을 받은 후보가 즉각 해당 지부를 방문하거나 아니면 회식비를 송금했다는 것이다.
이 실력자들이 마련한 음식점은 대부분 지역 내에서 최고급 음식점으로 식사대는 1인당 10만원 정도이고, 이어진 술자리에서는 양주 등 200만원 안팎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인사는 “선거 초반에도 지부 실력자들에게 대의원 회식비 명목으로 1~200백만원 안팎의 지원금을 주고, 선거운동 시에는 수시로 각 지부를 순회하며 1~3회에 걸쳐 회식자리를 가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선거 막판에 6개 지부에 온라인 송금
지금 업계의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선거 막판에 청탁성 지원금을 받은 곳은 B, P, U지부 등 5~6곳으로 지부 실력자에게 각 200만원씩을 온라인 송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O씨는 “P지부의 직전 회장인 K씨는 6년전 협회장 선거 때에도 한 후보에게 지지를 약속하며 교통비 명목으로 기백만원을 요구해 지원금을 받고도 총회장으로 가는 단체버스에서 ‘우리 지부는 이 사람을 찍자’며 다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더 한심한 것은 이들 실력자 중 일부는 지원금으로 회식도 시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착복했을 것이라는 말들이 업계 곳곳에 떠돌고 있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 선거사무실의 한 관계자 역시 “대안협의 선거는 지부의 장이나 실력자들 주문대로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낙후된 선거로서 돈을 받고도 다른 후보를 찍는 몰염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누가 현금을 더 많이 뿌리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더 웃기는 일은 어느 지부장은 핵심 지부의 상임이사에게조차 대의원 자격을 주지 않고 특정인들을 지부 대의원으로 구성해 선거 때마다 지역의 맹주처럼 각 후보들로부터 최상의 향응을 받고 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 현재 안경사 협회장 선거는 회원 간의 기본적인 도리나 양심도 지켜지지 않는 아수라장이라는 말들이 적지 않다.
지지를 약속하며 금품과 향응을 받고도 정작 선거에서는 타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회원 간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안경사 협회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이 250여명에 불과해 지지표나 반란표를 거의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돈만 받고 투표는 다른 사람을 찍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거 후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악연으로 서로 등을 돌리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파벌선거 아닌 공명선거해야
이번 제19대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입후보자들은 저마다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선거’를 다짐했다.
하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당초의 약속은 공염불이 되어 전국의 지부장이나 대의원들 간에 금품과 향응을 주고받는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협회장 선거는 후보자의 합동토론회가 처음으로 마련되어 회원들에게 기대를 크게 모은 것과 달리 토론회 직후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3분짜리 영상물이 만들어져 대의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뿌려져 최악의 비방선거전이 벌어졌다.
일반인으로서는 그처럼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질 수 없는 영상물이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급속으로 만들어져 선거 막판을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변질시킨 것이다.
그 결과 지금 많은 안경사들은 이번 19대 협회장 선거를 두고 “협회장 선거가 이 정도로 타락한 줄은 몰랐다”는 불만성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가 끝난 후 어느 후보는 지원금을 받고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지부에 화가 치민 나머지 반환을 요구, 어떤 지부는 전액을 돌려주었으나 어떤 지부는 수차례 말다툼 끝에 지원금의 일부를 반환했다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말들이 떠돌고 있다.
많은 안경사들은 “어느 선거이든 금품이 오가고 향응이 만연하면 그 조직은 썩은 조직”이라며 “일부 선거꾼 같은 지부의 맹주들의 월권을 사전에 방지하고, 인물 위주로 협회장을 선출하는 선거 풍토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협회장 선거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협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의 숫자가 250명 안팎이다 보니 한 표의 가치가 과대하게 커지고, 그렇다면 회원들의 직선제 또는 6년여 전에 제도개선위원회가 제시했던 회원 1,200명 정도가 참가하는 선거인단제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