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육신의 거울이다. 귀는 몸의 창문이다. 많이 보면 거울은 흐려지고 많이 들으면 창문이 막히고 만다. 얼굴은 정신의 뜨락이고 머리카락은 뇌의 꽃이다. 정기(精氣)는 몸의 정신이다. 밝음은 몸의 보배다. 애를 쏟으면 밝음이 사라진다.’

정민 씨가 세설신어, 노다정산(勞多精散)에서 한 말인데, 근간의 나의 작태(作態)를 말하는 것 같아 줄줄 외워 되뇌인 것이다.

요즈음 날씨는 봄은 짧아지고 대신 여름이 길어지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 나무로 대표되는 것은 ‘소나무’다. 사람들은 늙어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소나무는 늙어 갈수록 품격이 깊어지고 향기가 짙어진다. 소나무는 온대지방이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자라는 나무지만 그 소나무를 가장 아끼고 인격체로까지 대접한 나라는 우리뿐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나무는 목재로 다양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그 귀골(貴骨)이 기품이 있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에 그늘받이로 세워진, 주로 긴 의자들이 놓여있는 자리 위에 있어서 가림의 구실을 톡톡히 하는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고, 계절에 따라 탐스러운 꽃과 열매를 보여주며, 등나무는 기둥 같은 버팀대가 있어야 바로 설 수 있어 몸을 지지하면서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어 몸을 배배 꼬면서 지지대를 감고 올라가는 줄기모양이 눈에 띄어 다른 덩굴식물처럼 말이다.

등나무는 오뉴월에 꽃을 피워 우리가 흔히 보는 건 연한 보랏빛인데 흰 것도 있어 고운 꽃은 끝 부분부터 차례대로 피어 대부분 20여일 피고 있는데 볼만하다.

잎은 아카시아 나뭇잎과 비슷하고, 등나무는 밝고 따뜻한 곳을 좋아해 볕이 잘 드는 곳이다. 등나무처럼 칡도 몸을 배배 꼬며 버팀대를 감고 자라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칡은 왼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그래서 해결의 실마리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고 뒤엉켜 버린 상황을 뜻하는 ‘갈등’이라는 말이 나왔다. 갈(葛)은 칡, 등은 등나무를 뜻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 인류는 자연의 동식물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역시 사군자(四君子)니, 세한삼우(歲寒三友)니 하며 나아가서 십장생(十長生)의 동물까지 비유하고 있다.

1789년 일어난 프랑스대혁명 때 내건 슬로건이 자유•평등•박애였다. 자유와 박애는 혁명 이후 많이 전 인류적으로 진전되었지만 아직도 평등만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한다.

평등이란 공동체 안에 개인이 같은 방식으로 대우 받아야 하는 권리를 보편적으로 말하는데 기회 평등 외에 지구촌 각 나라가 평등을 골고루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갈등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인간사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갈등이 생기고 없어지기도 한다. 인간 각자가 견해, 주장 등이 서로 반목, 시기, 질시 등이 뒤엉켜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가 많다.

인간의 삶은 관계성이다. 관계에서 갈등이 유발된다.

쉬운 것부터 풀어나가는 것이 해답의 순서일 것 같다.

어떤 관계층부터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