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부장관을 역임한 김성진(金聖鎭) 교수가 대학교수 수필집에 낸 글에서 우리나라 윤리의 버팀목인 오륜(五倫)을 시대적 감각으로 논한 것이 새삼 생각난다. 오륜에 첫째인 군신유의(君臣有義)는 민주절(民主絶)이라 했고, 부자유친(父子有親)은 삼팔절(三八絶), 즉 남북이 갈라진 삼팔선 때문에 끊어졌다는 것이고, 부부유별(夫婦有別)은 남녀평등(男女平等)으로 무너졌으며,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사상(思想)으로 인해 갈라졌고, 장유유서(長幼有序)는 동반(同伴)으로 하여금 사라졌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깊은 신뢰와 우애로 쌓아 온 동업자인 친구가 시장의 이기심과 경쟁•효율성만이 난무하는 곳에서 같이 손잡고 뛰던 호혜(互惠)의 정신을 놓고 경쟁에 나서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이것이 오늘날의 안경업계 현실이라면 과장(誇張)이 심하다고 나무랄 분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본말(本末)과 체용(體用)과 주용(主容)을 바로 알고 바로 세우는 것이 가장 먼저다. 본체와 응용 주체와 객체가 전도되면 일이 뒤틀리게 된다는 것에 주시(注視)해야 한다. 왜냐하면 경쟁만 있고 사랑이 없는 사회는 결국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직은 글자 그대로 공식적으로 설립된 사회적 집합 혹은 사회적 단위다. 조직 속에 일원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사회적 존재로 일어설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공통감각(common-sense) 혹은 모두가 공유하는 판단력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논한 모두가 현재 안경업계의 공통된 에토스(Ethos)다.
이럴 때 일수록 중심을 잡아주는 안정의 축(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은 공생공영의 리틀을 세우는 의지의 형성이다.
공동체의 강한 의지는 태산을 옮길 수 있는 강한 힘을 지닌다. 전체는 개인의 합보다 크다. 시스템이란 목표달성을 위해서 생명체나 조직이 여러 구성 요소가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수행하는 유기적 조직체를 일컫는다.
본 협회에서 주창(主唱)하고 있는 의식개혁이란 도덕성을 담보하지 않는 문화는 반드시 멸망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임을 회원들에게 각성시켜 안경문화 창달에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협회는 집단적 존재로서 삶의 연구를 쉬임없이 연구해 나가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풍미(風靡)하고 있는 프랜차이즈(Franchize) 체인본부와 함께 엮어진 내용을 자상히 점검하고 득과 실이 어떠한지를 종합•분석하되 평가와 판단은 반드시 유예(猶豫)하는 지혜를 갖고 철저한 조사와 통계를 협회 차원에서 차분히 시행해야 될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