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에게 영웅이 필요한가. 필자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안경업계의 가치 실현을 위해 영웅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업계의 가치를 대표하지는 못해도 매출 하락에 시달리는 안경사에게 작은 먹거리를 찾아주는 작은 영웅, 벼랑끝에 내몰린 안경원의 손을 잡아주는 영웅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경사의 숨은그림찾기에 비록 한 조각에 불과해도 그림 완성에 일조하는 작은 영웅이 나와야 업계가 살아난다.
안경사단독법도 마찬가지다.
안경사들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한국에서는 결코 제정할 수 없는 법이라고 소신 있게 외치는 안경사가 등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법체계로 볼 때 공청회 한 번 열지 못하면 그 어떤 법도 제정시킬 수 없는 사실을 당당하게 말하는 안경사가 나와야한다. 단독법의 홍보를 위해 중앙 일간지에 광고를 해대어 관계 당국자를 기막히게 만드는 주도자들을 나무라는 영웅이 등장해야 한다.
시행규칙에서 장비를 빼앗기고도 업계를 활보하는 오만을 질타하지 못하는 풍토는 썩은 연못과 같다. 장소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안경사가 아니라 업계를 위해 도마뱀처럼 꼬리를 잘라내며 몸통을 살려내는 안경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안경업계에 왜군을 막아낸 이순신 장군이나 영국의 침략으로부터 조국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 같은 큰 영웅은 필요하지 않다. 그야말로 업계에 작은 불빛을 비추는 등불 같은 안경사가 필요하다.
협회 회비를 금쪽같이 아껴 쓰는 안경사, 협회의 바른 정착을 위해 쓴소리를 하는 안경사, 컬러콘택트렌즈를 공장가격이 아니라 정상가격을 받고 판매하는 안경사, 아무리 매출에 허덕여도 할인 현수막을 걸지 않는 작은 영웅들이 필요하다.
중앙회 집행부가 지난 한 달간 중앙 일간지에 수천만원을 쏟아부으며 성명 광고를 해대도 속지 않는 안경사들이 필요하다. 이런 작은 영웅들이 많아야 안경원의 미래가 밝다.
이제 한국의 안경사는 지난 한 달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국회 복지위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지금은 아예 심의 순서에도 나오지도 않는 단독법이 이미 물 건너간 것임을 인정할 때가 되었다. 지난 2년간 고무풍선 같은 단독법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업계가 살아날 수 있다.
파키스탄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로발 매쉬(Lobal Masih)는 어린아이다. 매쉬는 4살에 아동 노예시장에 팔려나가 6년만에 탈출하고,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노예 현장을 침입해 그 실태를 파악쪾고발해 3천여 명의 아동 노예를 탈출시켰다. 매쉬 어린이는 아동 노예를 해방시킨 공로로 1995년에 리북 인권운동상을 받았지만 안타깝게 저격범에게 목숨을 빼앗겼다. 그때 그의 나이는 불과 12살이었다.
돛대가 없는 배는 망망대해를 표류하기 마련이다. 돛대가 없으면 목적지를 갈수도 없거니와 태풍에 휩쓸리면 침몰한다.
지금의 안경업계는 카멜레온보다 자신의 꼬리를 잘라내어 몸통을 살리는 작은 영웅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