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 곧 신수•말씨•문필•판단력을 말한다. 이는 당대의 관리 전선(銓選)의 네 가지 표준이었던 것이 오늘날에도 크게 변하지 않고 남아 있다.
농경사회에서 듬직한 체구가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다음은 언어다. 우리는 보통 언어를 투명한 어떤 것,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우리가 언어에 대해서 생각할 때면 그렇다는 말이다). 20세기 서양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언어가 세상을 단순히 비추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상 언어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대부분 결정한다. 우리는 우리의 렌즈인 언어를 통하여 세계를 객관적인 시공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개별자들의 집합으로 지각한다.
언어는 세계를 고유의 기능을 가진 사물들로 조직한다. 이렇게 조직하는 것은 내가 사물을 구하고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사용하여 내가 원하는 다른 사물들을 얻어내는 일을 하는데 불가피하다.
사람의 오관(五官), 즉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말하는 것. 여기에서 듣지 못하면 말도 못 하게 된다. 들어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벙어리인 시동생이 농아(聾啞)인데 동서 역시 말 못하고 듣지 못 하는 것이었다. 돌 되기 전 큰 동서는 애를 데리러 갔다. 애를 내주지 않겠다고 울며 애원한다. “내가 말 배워주고 데려다 줄께!” 안쓰럽고 슬픈 장면이다.
듣지 못 하면 말도 못 하게 된다. 들어 기억되어 말을 한다.
말 잘하는 능변(能辯), 연설 잘하는 웅변(雄辯)을 선호하긴 하나 진실과 실천성이 뒤따라야 한다. 사실에 입각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 비록 눌변일지라도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진언불미(眞言不美)란 말이 있지 않은가.
안경업계는 지난날 말 잘하는 협회장 두 분을 모신 적이 있다. 두 분 모두 능변가였다.
그러나 결과적인 것은 진언불미가 진짜임을 경험으로 알게 됐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과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이며 속성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각설하고 업계에서는 불황이 쉴 줄을 모른다고 야단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패션-모델이 수송-교통의 발달로 밀라노, 파리, 도쿄 등지에 1주일 안이면 다 도는 시제(時制)에 살고 있다. 안경은 실용에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유행상품이 된 지 오래다.
여기에 수반해서 마케팅 매너도 개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중년부인 고객에게는 소양미(素養美)보다 엘레강스한 제품을 권유하는 것이 마케팅의 요체라 할 수 있다.
낭창낭창한 심플한 템플, 눈언저리 시울의 주름을 커버하는 금빛 장식의 제품이 품위를 지켜주는데 손색이 없다는 과장 없는 사실이라고 말하면 만족감 위에 칭찬 같이 들려 즐겨 나가게끔 하는 것이 마케팅의 페리오드(period)다.
유행과 사치는 자극을 요한다. 그리고 돌고 돈다.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마케팅은 미학을 우선 읽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