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협회의 16개 시도안경사회의 정기대의원총회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전라지역의 한 안경사회가 갑자기 내린 폭설로 개최일이 연기된 것을 빼고는 순조로운 운행이다. 별 탈 없이 순조롭게 끝났다고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순조로운 진행이 쉽게 보이지만, 가정에 순조로움이 계속되면 세상에 이만한 행복도 없다.
그렇다면 원만하게 대의원총회를 치룬 16개 시도안경사회의 지난 1년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잘했다고 할까 아니면 못했다고 평가할까.
부족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서둘러 개선해야 남은 임기동안 회무가 순조롭게 돌아간다. 여기에 더해 잘한 일이 있으면 꾸준하게 이어가야 회원 안경사들에게 부여받은 소임을 다할 수 있다. 지금 이 시점은 현 집행부의 회무 능력과 치적을 평가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그러나 아쉽게도 협회 안팎의 뭇사람들은 지금의 16개 시도안경사회나 중앙회 집행부가 너무 조용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지금 이맘때면 한두 개 정도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되는데 정중정(靜中靜)의 모습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안경사회가 휴무제나 안경원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되는 안경류를 판매 근절시키겠다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많은 집행부들이 수십 년 전에 정해 놓은 회의나 열고 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불만의 소리를 터트리고 있다. 색깔로 말하면 깜깜한 검정색이라는 것이다.
법정단체의 집행부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소소한 현안도 잡음 없이 깔끔하게 처리해야 되지만, 때때로 굵직굵직한 정책을 내놓아야 회원들이 신난다. 16개 시도안경사회의 회장이든 중앙회 협회장이든 출마 당시에 내놓았던 공약도 이 무렵되면 한번쯤 점검해보고, 뚝뚝 떨어지는 매출로 시름이 깊어가는 회원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는 소식 하나쯤은 내놓아야 한다.
비록 법정단체의 한계성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적다고해도 회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회원들이 협회를 따른다. 더구나 협회 집행부가 불경기와 시대의 변화에 손을 놓고 속수무책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으면 회원들이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안경과 일면식도 없는 업체들이 갖가지 전시회를 개최해 소비자 판매에 나서고, 온라인 판매로 성공한 회사를 남의 일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집행부라면 존재 의미가 없다. 회비를 지불하는 회원 입장에서는 발 빠르고 힘이 넘치는 집행부를 기대하고 있다.
요즘의 안경원은 바람 앞에 호롱불 같은 신세다. 시간이 지날수록 평균 객단가가 떨어지고, 해마다 조제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 매출이 계속 떨어지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집행부가 대책 없이 임기만 채우고 있으면 회원의 고통은 더 커진다.
시대의 변화를 방치하면 안경원은 변화의 격랑에 잡아먹힌다.
회원께 무한 봉사를 다짐한 집행부는 회원의 시름과 아픔을 덜어줄 책무를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