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이 넘치는 요즈음 안경계에 때 아닌 꽃샘추위가 매섭다.
수도권 지부들이 안경류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박람회를 개최한 언론사의 신문을 반송하고, 이 신문사는 해당 지부장들이 면허대여와 폭행 다툼했다며 매서운 주먹을 연달아 날리고 있다.
협회 중앙회는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소명위원회를 개최했지만, 결론은 수사기관에서 내려야 한다고 한발 빼면서 즐기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경사에게 지금 이 시기는 어떤 때인가. 지금은 안경 관련인 전체가 힘을 모아도 부족할 때이다.
안경원의 최대 성수기인 3~4월에도 매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선글라스는 바람난 사내처럼 조강지처인 안경원을 버린 지 오래이다.
이제는 안경테마저 안경사의 손을 살금살금 벗어나고 있다. 하룻밤 자고나면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 비상 상황이 일선 안경원의 현주소다.
안경사에게 곤혹스러운 일은 또 있다. 최근 안과의사회가 안경사의 시력검사를 조롱하는 포스터를 소속 안과 병의원에 배포한 것이다.
이 포스터에는 ‘당신의 소중한 눈, 비전문가에게 맡기시겠습니까? 시력검사는 안과의사에게’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다.
법으로 보장된 안경사의 시력검사를 안과의사들이 뜬금없이 무시하고 나온 것이다.
장비를 삭제당한 안경사들의 시력 검사권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안경원의 잃어버린 장비를 되찾는 준비를 서두를 때다. 2년 동안 개정하지 못하게 묶여 있던 시행규칙을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정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서둘러야 한다.
철저하고 빈틈없는 이론 무장도 필요하고 관계 당국자와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도 수없이 가져야 한다. 심지어 삭제된 9가지 장비를 되찾으려면 안과의사회 같은 상대 단체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법에 명문화되어 이들과의 협조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협회의 어느 인사는 예전보다 더 많이 장비를 찾아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안과의사의 포스터 하나만 보아도 안경원의 장비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은데 호언장담하고 있다.
지금의 안경사 주변 상황으로 볼 때 장비를 더 좋게 찾아오겠다는 장담은 희망사항일 뿐 예전에 있었던 장비만 찾아와도 다행스런 일이다.
협회의 책임의식 부재는 회원들의 삶을 곤고하게 만든다. 안경사에게 튼튼한 집을 짓겠다며 추진한 단독법만 해도 관계 당국과 안과의사들의 신경을 자극해 장비를 삭제시키는 빌미를 주었던 것은 집행부의 책임의식 부재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그래서 안경원 장비 9가지를 예전보다 더 많이 찾아오겠다는 장담은 회원 안경사를 또 한 번 속이는 일이다.
이제 장비를 되찾는 시간은 불과 10개월밖에 안 남았다. 안경원의 장비를 찾는 일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짜증나는 일이겠지만 지금은 안경사 모두가 삭제된 장비를 되찾는데 적극 나서야할 때이다.
안경원에 장비가 없으면 안과에서 시비를 계속 걸어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