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무과학성이 내년부터 고교 저학년이 사용할 교과서의 검정결과를 확정•발표했다.
심사를 통과한 사회과 교과서 10권 중 8권꼴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이 포함되었다. 이로써 초•중•고교 교과서 모두에 일본의 독도영유권 내용이 실리게 된 셈이다.
대부분의 교과서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동원의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등 가해역사에 대해 물타기를 했다. 이 모두가 지난해 말 위안부 문제 합의로 개선의 기미를 보이던 한일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도발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이번 교과서 검정결과는 각급학교 과정별로 ‘한국의 독도 불법점거’라는 주장을 완벽하게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우스꽝스럽다.
일본은 앞서 2014년 초등학교 5, 6학년 교과서에 이어 지난해 중학교 교과서 검정에서도 이 같은 억지주장을 넣은 바 있다. 역사적 판단력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단계별로 왜곡된 내용을 반복하여 주입해 이를 고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던 고교 사회과 교과서가 4년 전에 비해 10% 가까이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교과서 검정에서 한국의 독도 불법점거 내용을 싣지 않은 출판사에 사실상 수정지시까지 했다.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는 아베정권이 진정 냉각된 한일관계 회복에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과서와 독도문제를 양성하고 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력이 팽창한 시발은 청일전쟁(1894~95)과 러일전쟁(1905)에서 승리한데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한일합방으로 식민지화, 대동아전쟁의 발발, 태평양전쟁의 선전포고, 마지막으로 독•이태리 등과 동맹, 제2차 세계대전 합류, 그리하여 1945년 8월 15일 무조건항복으로 패망, 그러나 한국전쟁의 발발로 아시아의 경제국으로 도약해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패망에서 재기의 큰 동력은 일본의 기술력에 앞선 국가주의라 할 수 있다. 일본 특유의 국가주의는 섬나라라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데, 국가 존재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라가 하는 일에는 어떠한 이의나 시비를 걸지 않고 조건 없이 따르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무서운 단결력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 어떠했는지 가만히 자문해보자.
국가이익을 국민이익에 우선 시하는 국가를 지상(至上)으로 하는 주의가 국가주의라고 볼 때, 과연 우리나라 국민이 그렇다고 떳떳하다고 나설 수 있는지 자문하는 게 첫 단계다.
국제관계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걸 우리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에 입각한 진실 또한 무시될 수 없는 것이 국제관계의 바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망발(妄發)에 가까운 일본의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조치를 취해야 될 줄 믿는다.
그것은 바로 힘의 논리의 한계성(限界性), 역사적 사실에 바탕한 진실을 알리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