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법의 개정 투쟁에 앞장서 선봉에 섰던 대책위원회의 회원들은 안경사국가시험 1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에게 치르지 말 것을 권유하거나 물리적으로 막는 경우도 속출하기도 했다.
그 다음 제2차 안경사시험이 실시된 이후 2차 시험 전 모든 수험생들은 끼리 모여 배우고 토론하는 모임도 경향각지 곳곳에서 가졌다.
안경테와 렌즈의 조립에 있어서는 능숙한 솜씨를 자랑하는 이른바 매뉴얼에는 능숙하나 이론에 있어서 문어, 구어체에 대한 이해의 태부족과 개요(槪要)와 정의에 대한 혼돈에 빠지는 경우를 가진 사람들이 업계에 숱하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이론에 약하고 매뉴얼에는 능숙한 안경광학과 학생(졸업생) 가운데도 더러 있는 모양이다. 2차 시험이 있은 이후 패스 못한 분들에게 다음 차례에 입격될 수 있도록 사전수강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는 문제가 마산•부산에서 뜻 있는 인사가 나섰다.
시험 전 2~3개월 전부터 수강생들이 어느 특정장소를 정해 강의를 갖는 모임을 필자가 앞장서 대구의 K교수를 초청, 널찍한 여관에 수강생들이 정한 시간에 모여 강의를 듣기로 했다.
마산•부산 오가며 2개월 간 강의한 결과 합격자는 20%의 성적을 2년간 냈지만 3년째 들어서서는 불과 10명 가운데 단 한 사람이어서 더 이상 지속치 못하고 말았다.
시험에 있어서는 반드시 외워야할 개요, 공식, 정의, 셈법은 여느 어떤 곳의 시험에도 공통된 것이리라.
대구에서 매년 열리는 대구국제안경전에서 ‘Medi Mate’라는 안경직업전문학교가 있는 것을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어떤 시험이든 요령이 있다는 건 안경사시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안경사는 이 나라 중견 직능인이다. 이론과 실제를 두루 갖춘 장인(匠人)이어야 한다. 장인은 같은 형태의 공구를 찍어내는 공인(工人)과는 다르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안경테와 렌즈의 조화, 가볍게 맞고 편리하고 보기 좋은 안경맞춤을 제대로 하려면 손 끝에 장인의 영혼이 깃든 첨예한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이론과 실제’장인에겐 항상 겸비해야 할 사항이다. 이론을 배제하고 단지 반복된 숙련으로 제아무리 솜씨가 있더라도 안경사면허증이 없으면 항상 가슴 한 구석 어두운 그림자가 떠나지 않고 협소한 작업실의 불만도 내놓고 요구할 수 없는 유구무언의 나날이 지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업계의 어두운 흑점에서 탈출하려면 ‘선 이론, 후 매뉴얼’이라는 가치를 명심하여 이론연구 학습에 온 정열을 쏟아보자. 시광학이론, 시광학운영, 의료관계법규, 실기 매뉴얼 등 평소에 맞닥뜨려 헤쳐가야 될 문제들이다. 다만 이론은 달달 외워야 한다.
안 될게 없다. 옛날 초시시험문제는 모두 외울 것들이었다.
인지가 발달된 오늘 현대에 뭣이 장애가 되겠는가. 문제는 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 위에 실행이 수반되면 성공할 수 있다. 통신강의도 가능하고 자습도 가능하다.
궁(窮)하면 통(通)하는 게 아니라 변(變)해야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