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래전 일이다.
부산에서 안경업계 원로모임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초대회장을 맡은 연배인 원로가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고 열망하던 안경사법이 소망대로 이뤄졌는데도 요즘에 뭔가 시들해진 느낌이 든다’는 인사말 뒤에 객담의 소감을 피력한 것이 기억이 난다. 공감이 가는 얘기다.
공감은 서로의 삶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또한 우리 자신의 현실을 만드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맺은 관계를 통해 우리는 주변 세계를 집단적으로 이해하고, 집단적 이해가 곧 현실이지만 그 같은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각자는 엔트로피(entropy)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변화를 타고 가는 존재다. 엔트로피는 19세기 중반 독일 물리학자인 클라지우스(clausius)가 처음 제안했으나 과학적 개념으로 확립시킨 사람은 벨기에의 물리학자 프리고지네(prigogine)다.
엔트로피는 무질서의 정도라는 뜻으로 원래 열역학과 관련된 개념으로 탄생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잘 알려진 에너지 보존법칙이고, 열역학 제2법칙은 열과 관련된 모든 반응에서는 반드시 엔트로피를 한다는 법칙이다.
엔트로피의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하려면 열역학을 배제하고 그냥 무질서 상태를 생각해도 된다. 무질서도 증대되는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이 곧 엔트로피의 증대이며 열역학 제2법칙이다.
안경업계의 엔트로피 현상 탈피는 어떤 대안을 내서 정리하면 될까.
우리의 과제이며 이슈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무를 보는 시각이 아니라 숲을 보자는 것이다.
진리의 본령은 진리탐구에 있으며 이러한 진리탐구에서 일차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선행사상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체계적인 비판이라 할 수 있다.
무릇 어떤 사회운동이라도 그 운동을 이끌어가는 이념적 토대와 조직적 기반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자발적 의지와 구조적 강제가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해가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지양(止揚)이라는 것은 부정(否定)과 보존(保存)과 제고(提高)라는 세 가지 계기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서 미(美)에 대한 제고인식을 대두시켜야 될 줄 믿는다.
안경사협회는 학술단체다. 이론과 실제, 양가(兩迦)의 이론과 매뉴얼을 모두 숙지해야 하는 이 나라 중견 직능인이다.
여기에서 시대적 요점인 미학에 관한 전반적이고 심층적인 연구와 실기도 함께 쌓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미학은 미적대상과 파악이나 관조나 가치감각 등의 작용 내지 내면적 현실을 전개하여 여러 가지 예술적 생산의 작용까지도 전제한다.
미적가치는 필요이상의 그 무엇, 다시 말하면 아무것도 필요치 않는 것이다. 미는 우리를 즐겁게 하며 우리 생활에 윤채(潤彩)를 준다.
그러니만큼 미는 확실히 귀중한 그 무엇이며 따라서 인생에 유의미를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