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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서리 맞은 안경 조제료… 방법은 안경사 단합뿐
  • 특별취재반
  • 등록 2017-02-28 21:35:03
  • 수정 2017-03-03 15: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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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안경 조제 요금표 배포한 부산시안경사회에 과징금 2,800만원 부과
  • 단체가 조제료 주도하면 위반, 개인 안경원의 청구는 합법

▲ 지난 2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부산시안경사회에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2,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 사본.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가 안경의 조제 및 소모품의 요금표를 소속 안경원에 배포한 부산시안경사회(회장 고문길)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800만원을 부과했다. 도하 매체들은 이 사실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지난 23일 공정위는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부산시안경사회는 과거 안경업계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던 안경테 피팅과 수리비용 등을 유상으로 전환하여 지난해 중반 안경의 조제 및 판매와 관련한 서비스 요금을 결정하고, 이를 요금표로 제작해 구성 사업자인 안경원에 배포했다고 적시하고 이런 행위는 개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서비스 가격을 사업자단체가 정함으로써 개별 사업자의 자율성을 침해하여 사업자 간의 가격경쟁을 제한한 행위로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1호에 위반된다고 밝히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안경사회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를 통보받은 22일 저녁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의신청 등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했다.



▲ 부산시안경사회가 지난해 소속 안경원에 배포한 ‘안경 피팅 & A/S 권장 요금표’의 사본

고 회장 조제료의 합당성 각계에 설명할 터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를 통보받은 부산시안경사회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과 2015년 두 차례나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안경의 조제 서비스 요금을 확정해 표시한 요금표를 회원 안경원에 배포한 것은 회원업소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선글라스 고객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제3의 장소에서 구입한 안경테를 가져와 안경렌즈만 구입조제하려는 일명 공테 고객이 크게 늘면서 심각한 매출 부진과 조제료의 통일된 가격 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부산시안경사회가 공정거래법을 위반 내용은 제26(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와 제19(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이다.


이 법률은 사업자단체가 개인사업자에게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지방공정사무소가 지난해 8월경 안경조제료 요금표 배포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에 부산시안경사회에 법을 위반했다고 결정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부산지역 안경원 사업자들은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 타 지역도 유사 행위의 발생을 예방할 것으로 기대한다우리 공정위는 앞으로도 시장에서 부당한 가격경쟁 제한 등의 법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안경사회의 고문길 회장은 안경 조제 요금표는 안경사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피팅이나 소모품 등과 관련한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특히 분명한 것은 앞으로는 안경사의 전문기술인 피팅과 조제가 무료라는 관습에서 벗어나 안경사의 기능을 현실화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 회장은 공정거래법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분석하지 못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앞으로 우리 회는 이의신청과 함께 안경의 피팅과 조제료를 합당성을 각계 요로에 설명하고 제도화시키는데 앞장 서겠다고 덧붙였다.



안경 조제의 유료화 위해 대국민 홍보해야

안경사의 전문 기능이 필요한 안경 피팅과 조제가공의 요금 현실화는 안경사의 최소한의 업권 유지와 전문성 향상차원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시력검사와 조제가공, 또 안경 케이스 등 소모품을 무료 제공하는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나 안경사의 전문 기술을 유료화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대 변화에 적응하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특히 십 수 년 전부터 선글라스의 무료 피팅과 공테 고객이 크게 늘어나며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안경원에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최소한의 조제료를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서울 등 수도권 3개 안경사회도 이미 지난해 6월에 상임이사회에서 안경사의 기술료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당시 협회 중앙회는 안경 조제가공료 추진은 몇몇 지부에서 추진하는 것보다 전체 안경사의들이 진행하는 것에 좋겠다며 위임을 제안, 이에 3개 안경사회는 해당 자료 일체를 중앙회 측에 이관했다. 이때가 작년 8월경이다.


하지만 이후 협회 중앙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법리 분석 등을 의뢰하는 등 사업 추진이 더뎌지자 올해 초부터 다시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안경사회가 조제가공료 유료화를 재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하기도 했다.


이 무렵 중앙회의 유승은 홍보부회장은 중앙회가 조제가공료 청구를 준비하는 조제가공료산정위원회를 구성해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데, 수도권의 안경사회가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를 추진하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감을 전하기도 했다.


지금 업계 일각에서는 유승은 부회장이 당시 지적한 부작용이 부산시안경사회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나타남으로써 중앙회와 부산안경사회가 법리 분석을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경기도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부산안경사회에 매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전제하고 우리 수도권 안경사회는 미리 안경단체의 담합행위라는 시빗거리를 없애기 위해 요금표에서 단체명을 뺏었다다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안경 조제가공료의 유료화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국민 홍보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안경사단체가 추진하는 안경의 조제료는 일반 카르텔(기업 간 담합행위)로 결정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안경사협회는 현행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업권은 강화시키는 슬기로운 방법론, 묘수풀이를 강구해야할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Tip.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의 관련 조항 공정거래법 제26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①사업자단체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개정 1996.12.30., 1999.2.5.> 1.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제1항 각호의 행위에 의하여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공정거래법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①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개정 1992.12.8., 1994.12.22., 1996.12.30., 1999.2.5., 2004.12.31., 2007.8.3.> 1.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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