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이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 안경계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중국 단양시안경상회가 지난 7일 소속 회원업체에 ‘여행사들이 한국비자 접수를 중단해 2017년 대구국제안경전(디옵스)의 참가를 취소키로 결정했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중국의 안경단체가 사드 배치로 대구에서 오는 4월에 개최되는 디옵스에 참가하지 말 것을 통보한 것이다.
중국 안경업계의 이러한 조치에 대구지역 안경업체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구 3공단의 J社는 최근 중국의 거래 업체로부터 수입 금지를 통보받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의 광저우에 소재한 이 업체는 J사와 지난 2011년부터 거래한 수입회사다. 중국 업체의 주장에 의하면 사드 배치로 반한(反韓) 감정이 높아지면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격렬해 사태가 진정되기까지는 한국산 제품을 수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J사 대표는 “일방적인 거래 중단 통보에 계약 위반이라고 항의했었으나 해당 업체 대표는 ‘중국 세관이 한국 제품의 통관을 차일피일 미뤄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구의 한 생산업체의 대표는 “며칠 전에 중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현지의 혐한(嫌韓) 감정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중국 공안은 한국인이 대표인 안경업체에는 세무조사부터 노동법, 소방법까지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지금은 사업용 비자의 발급이 중단된 상태로써 관광용 비자도 1년 이상은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디옵스를 준비하는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도 직격탄을 맞았다. 진흥원은 다음 달에 개최되는 제16회 디옵스에 중국 바이어가 대거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온주지동모구공사(中國溫州志東模具公司, ZHIDONG MOLDING) 등 9개의 중국 업체가 참가할 것으로 예정됐으나 최근 단양시안경상회처럼 단체 참가를 보이콧하면서 이들 업체들의 참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안경업계의 피해는 생산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서울 명동과 남대문 일대의 안경원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하면서 매출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8백만명 이상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에 가까운 46.8%를 차지했다. 올해 2월만 해도 59만명의 유커가 방문해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사드 배치가 본격화된 지난 15일부터 중국 국가여유국(관광국)이 정한 ‘對한국관광상품 판매금지’로 단체관광이 70% 이상이 급감했다.
현재 국내 안경업체 관계자들은 중국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변화와 조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