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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복지부 답변… 안경사제도 ‘흔들’
  • 특별취재팀
  • 등록 2017-06-15 22: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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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안경사 업무범위에 무도수 안경테•선글라스는 미포함되어 일반인 판매 가능하다’ 고 회신
  • 2년 전엔‘불법이다’답변


▲ 지난 5일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안경판매사 관련민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답변서 사본. 이 답변서에서 복지부는 ‘안경사 업무범위 외의 제품은 일반인도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일반인이 안경원에 근무하며 무도수 안경 판매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아 안경사들이 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월초 복지부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안경원에서 무면허 일반인이 근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민원성 질의에 안경사의 업무범위에 속하지 않는 아이템은 일반인의 판매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복지부가 사실상 안경원에서 검안이나 안경 조제를 제외한 무도수 선글라스나 안경테는 안경판매사가 근무하며 판매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이다현재 일부 안경사들은 이 같은 복지부의 답변을 반기고 있지만, 대다수 안경사는 절대 반대라며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복지부의 인사 교체로 혼선 야기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는 지난 5일 안경원의 안경판매사 고용과 관련한 민원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안경(시력보정용의 한정)의 조제 및 판매와 콘택트렌즈(시력보정용이 아닌 것 포함)의 판매 업무는 안경사의 업무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시력보정용 안경 및 콘택트렌즈를 제외한 안경테, 무도수 선글라스, 무도수 안경렌즈 등은 안경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며, 안경사가 아닌 일반인도 판매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다시 말해 안경사 무면허자도 안경원에 고용돼 의료기기인 콘택트나 도수가 있는 안경렌즈를 제외한 공산품은 판매가 가능하다는 답변이다.

 

그러나 지난해 초에 복지부는 본지가 똑같은 내용으로 질의했을 때 무면허 일반인의 안경원 근무는 불법이라고 답변했었다. 지난해 중반 복지부의 정기인사에서 안경원 업무를 수행하던 담당관이 교체되면서 의료자원정책과의 담당관들이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현행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제24(개설등록의 취소 등) 3항은 안경사의 면허가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경의 조제 및 판매와 콘택트렌즈의 판매를 하게 한 경우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을 정지시키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문화되어 있다.

 

결국 이번 복지부의 답변은 의기법 제24(개설등록의 취소 등) 3항을 부인하는 것이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의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의기법 243항은 무면허 일반인에게 안경사의 업무범위인 도수 있는 안경렌즈를 장착한 안경테, 선글라스 등을 조제 및 판매할 경우 영업정지 또는 등록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정법상으로 무면허 안경판매사를 고용하는 것의 불법 여부는 지금 뭐라 단정지어 말하기 곤란하다고 애매한 답변을 했다.

 

 

▲ 안경원이 매년 관할 보건소에 제출하는 자율점검표의 사본. 이 표의 9번 항목은 ‘안경사의 면허가 없는 자로 하여금 안경의 조제 및 판매와 콘택트렌즈 판매를 하게 하지 않는다’라고 적시하고 있어 일반 안경사들에게 안경원에서 무면허 일반인을 근무시키는 것은 불법이란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대안협은 답변 보류한 채 계속 무대응

현재 복지부의 이 같은 답변에 대다수 안경사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일부 안경사들은 안경사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복지부가 안경판매사를 허용했다. 이젠 당당히 안경판매사를 고용할 수 있게 됐다는 옹호 글이 올라오는 등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인천시안경사회의 최홍갑 회장은 복지부가 도수 없는 제품만 안경판매사에게 판매를 맡기면 위법이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 안경원에 근무하다보면 도수안경, 안경렌즈, 콘택트렌즈까지 판매하기 마련이라며 복지부의 이번 답변은 안경사의 업무범위를 뒤흔드는 매우 충격적인 것으로 경악을 금치 못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K안경원의 J원장도 공산품인 선글라스를 일반인이 공테매장, 백화점에서 안경을 판매하는 것과 안경원에서 판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복지부 담당자마다 법률 해석이 달라지는 것은 기막힌 코미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그는 복지부가 안경원의 필수장비를 삭제하고, 더 나아가 이번 답변을 보면 우리 협회가 그동안 복지부와 얼마나 불통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한 안경광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하고, 또 안경사 구인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안경사의 전문 업무를 벗어나는 아이템을 판매사가 판매하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안경사 인력수급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안경판매사의 고용을 무작정 부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안광과 교수도 시간이 지나면 안경판매사가 도수 안경까지 판매한다고 미리 판단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이젠 우리나라도 말레이시아처럼 시력검사와 안경조제까지 허용된 블루 면허증과 콘택트렌즈의 처방과 피팅까지 가능한 핑크 면허증으로 구분하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복지부의 안경원에서 일반인이 안경 판매가 가능하다는 답변으로 안경사들의 찬반 의견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안협 중앙회 측은 관련 질의서를 접수하고도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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