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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3갑 남짓한 안경가격… 세계서도 최저
  • 합동취재반
  • 등록 2017-10-31 18:05:02
  • 수정 2017-10-31 18: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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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 품목과 달리 안경원 간의 출혈경쟁으로 해마다 가격 하락
  • 미국 등 주요 4개국의 안경가격과 비교해도 국내 안경가격은 3분의 1수준 불과

국내 안경가격이 추풍낙엽처럼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어느 안경원은 뿔테 안경을 4500원짜리 담배 2갑 남짓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국가 공인 면허인으로 쌓아온 지식과 경험 등 전문가의 인건비는 고사하고 비싼 임대료와 고가의 각종 장비를 이용해 조제한 안경을 설렁탕 두 그릇 남짓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내 안경원 대부분이 영화 친절한 금자 씨가 아니라 친절한 안경원이 되어 안경가격을 친절하게 날리고 있다.


실제로 20년 전 250원이던 서울시내 버스요금이 1천원으로 4배 오를 때 당시 5~6만원이던 뿔테는 현재 오히려 2~3만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주변 안경원과의 출혈경쟁으로 비롯되는 이 같은 국내의 초저가 판매의 실태는 고국을 방문한 유학생들의 안경 구입을 보면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안경사 누구나 경험한 일이지만 유학생들이 고국을 방문하면 주변 안경원에서 한 번에 보통 3~4장의 안경을 한꺼번에 구입한다. 외국에서 안경 한 장을 구입하는 가격으로 국내에서는 3~4장의 안경을 구입하기 때문이다해외 유학생이나 상사 주재원이 국내에 들어오면 반드시 찾는 곳으로 안경원과 치과로 꼽힐 정도로 가격이 초저가인 것이다.


본지가 국내 안경가격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의 안경가격을 1인당 국민소득과 비교 연계한 결과 이같은 안경의 초저가 판매는 사실로 드러났다.



미국 -평균 안경가격은 장당 21만원

미국은 각 주마다 가격 차이가 많지만 보통 중굴절렌즈를 조제한 평균 안경가격이 약 220달러(한화로 약 25만원) 수준이다. 이중에서 프레임이 40달러, 렌즈는 60달러 정도로써 여기에 미국은 검안료가 약 120달러 정도 추가된다.


미국 소비시장에서 최고 권위의 미국소비자협회의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가 조사한 안경의 평균 가격(2014년 기준)’은 검안료를 포함해 약 187.8달러(21만원)라고 소개하고 있다.


다만 안경원마다 상근하는 미국의 검안의(O.D.)와 국내 안경사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검안료가 안경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경 한 장을 구입하려면 총 200달러 내외의 가격을 지불한다.

다들 알다시피 국내의 안경사는 친절하게 무료 검안을 실시하고 있다.



캐나다 - 렌즈는 최고품만 사용

캐나다표준협회(CSA)의 자료에 의하면, 캐나다 중부지방의 도수 안경테 가격(2016년 기준)301캐나다달러(26만원)이다. 이 가격은 검안료를 제외한 가격으로 실제 캐나다의 평균 안경가격은 약 400캐나다달러(35만원)이다.


2년 전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안경사로 근무한 K(33)프레임 가격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보통 200달러 안팎의 안경테를 구입하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캐나다 소비자는 안경테보다 안경렌즈를 더 중요하게 인식해 20대라도 최하 500달러 이상의 안경렌즈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 세계에서 최고로 비싸

평균 14유로의 검안료를 별도로 청구하고 있는 독일의 안경원은 프레임과 안경렌즈 등 안경가격이 쎄다.


독일안경사중앙회(ZVA)니더작센 주의 안경가격(2014년 기준)’을 보면 성인 남자 1인의 도수테 평균 구입가격은 221.3유로(29만원)로써 이 금액에는 프레임, 안경렌즈, 검안료, 조제가공료 등이 포함돼 있다.


4년간 독일에서 유학한 전남의 모 안경광학과 교수는 독일의 안경가격엔 우리가 당연히 무료로 제공하는 안경닦이와 케이스는 포함되지 않아 이를 구입하려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이 모든 것을 포함하면 독일의 평균 안경가격은 260유로(34만원) 안팎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 안경렌즈는 고가격 유지

모든 물가가 한국보다 50% 이상 비싼 일본이지만 유독 안경가격은 10년 전에 등장한 저가 프랜차이즈로 한국과 비슷하다.


현재 일본시장에서 고속 성장하는 진스안경체인의 경우 4990, 5990, 7990, 9990(5만원, 6만원, 8만원, 10만원)4가지 가격대로 안경을 판매해 시장을 평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의 안경가격에는 검안료가 없이 우리나라처럼 단순하게 안경렌즈와 안경테만 포함한 가격이다.


현재 오사카에서 안경사로 근무하는 J(29)근래는 3천엔 정도의 안경을 판매하는 초저가 안경원이 많이 생겼으나 그래도 안경렌즈 가격은 서로 철저히 지켜서 누진다초점렌즈 안경은 최소 15천엔(15만원) 이상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 할인경쟁으로 계속 가격 하락

국내의 안경가격도 물론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학생용 안경 등 뿔테의 평균 가격은 2~3만 원선이다. 더구나 이 가격엔 검사료, 안경테와 렌즈, 조제가공료, 안경닦이, 케이스 등이 모두 포함되어 이를 감안하면 평균가격은 더 낮아진다.


본지에서 10년 전 안경가격을 추적 조사한 결과 당시 뿔테 평균 가격이 4~5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50% 이상 하락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학생 뿔테는 10만원이 현실적으로 적합

결국 미국의 국민소득과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을 비교했을 때 국내 안경가격은 지금보다 86% 인상된 55천원을 받아야 하고, 독일과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을 비교했을 때는 국내 안경가격이 지금보다 90% 인상된 57천원, 캐나다와 대비했을 때는 88% 인상된 56천원을 받아야 된다. 즉 현재 국내 안경가격은 엄청나게 저평가 되고 있다.


또한 국내 안경가격을 주요 5개국의 평균 안경가격인 153.76달러(17만원)와 단순 비교하면 국내의 학생용 도수 뿔테 안경의 평균 가격인 지금보다 500% 인상한 10만원대로 판매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안보건을 위한 국가 면허인으로서 전문성이 아닌 가격으로 경쟁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반복되며 현재 한국의 안경가격은 비정상적으로 책정되어 있다.


한편 경기도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수십 년째 정체 하락한 안경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누진렌즈 반값할인등 무차별적인 할인경쟁을 벗어나 전문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협회 주도의 안경가격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 개발, 회원 안경사는 가격경쟁을 근절하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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