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광물질•화약약품으로 암호 표시한 사기도박 카드 확산… 특수 콘택트렌즈 때문에 뜬금없이 안경원 의심
특수형광물질과 화학약품으로 제작
일 년에 한두 번은 툭툭 튀어나오는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는 특수 형광물질이나 화학약품을 화투나 카드 뒷면에 숫자 등 암호를 표시하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색맹•색약 보정용으로 쓰이는 특수 콘택트렌즈에서는 보인다는 점을 악용한 경우다.
특히 최근에는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가 저렴한 가격대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 8월 15일에는 중국에서 밀수된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를 대량으로 판매한 혐의로 이모 씨 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 밀수한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 등을 대량 구매한 후 경기도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비밀공장을 차려놓고 특수렌즈를 착용하면 카드 암호를 볼 수 있는 화학약품을 발라 만든 트럼프 카드와 화투를 전국의 사기도박단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모씨 등은 트럼프카드 12통과 콘택트렌즈 2개, 화투 10통과 콘택트렌즈 2개를 1세트로 구성해 세트당 30만원에 판매하는 등 7억원 가량을 유통시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증거물만 콘택트렌즈가 2,166개, 화투 및 트럼프카드가 3,000통에 달했다.
카드•화투•렌즈 세트로 인터넷 쉽게 구해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를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는 2007년부터 거의 매년 적발되고 있다. 이미 시중에서는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일부 인터넷 카페에서는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와 화투, 카드 등을 판매한다는 문구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에는 카드 10통, 화투 10통, 렌즈 두 조(4개)를 세트로 구성해서 일부 판매하거나 직접 사기도박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2004년부터는 이 같은 사건들이 계속 기사화되면서 지난달 적발된 사례와 같이 한 세트에 30만 원 정도로 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구매자도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기도박용 콘택트렌즈 적발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애꿎은 안경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오이 밭에서는 갓끈을 매지 않는다는 선인들의 지혜를 기억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