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 골키퍼는 키커의 발동작 포착… 멀리뛰기도 시각 정보에 영향
동작인식과 스포츠③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 축구에서 드물게 ‘패널트킥 킬러(Elfmetertoter)’라고 불리는 몇몇 골키퍼들이 있다. 그러면 역사에 남을 만큼 패널트킥을 잘 막아낸 이들과 다른 대다수의 골키퍼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2005년 Savelsbergh와 그의 연구진들은 네덜란드 축구팀의 2군과 3군에서 활동하는 골키퍼들의 페널티킥 대응 방법을 조사했는데, 방어율이 높은 골키퍼와 그렇지 못한 골키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바로 동작의 예측에서 차이가 났던 것이다.
우선 방어율이 높은 골키퍼는 공의 높이와 방향 예측이 탁월했다. 키커가 페널티킥을 차는 순간 공을 차지 않는 쪽의 발을 관찰하는 것이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 반면에 방어율이 낮은 골키퍼일수록 키커의 머리부를 더 주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1997년에 비로소 키커가 공을 차는 순간 공을 차지 않는 쪽의 발 방향이 공의 비행경로에 대한 예측 가능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보고가 발표되었다. 골키퍼가 공보다 키커의 발 위치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골키퍼가 키커의 발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0~250ms이다. 키커의 발 위치 관찰이 중요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골키퍼에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방어율이 낮은 골키퍼일수록 무작위(Spielstrategie)로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하는 반면, 방어율이 높은 골키퍼는 키커가 지탱하는 발의 위치와 움직임을 보면서 어느 쪽을 향해 몸을 날릴지 끊임없이 연습한다.
멀리뛰기
멀리뛰기도 발 구름판에서 도약할 때의 힘보다 도움닫기에서의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약은 선수가 불과 수 cm 밖에 안되는 발 구름판에서 도움닫기를 해야 한다. 1982년 스코틀랜드의 David Lee 선생이 세 명의 멀리뛰기 선수를 대상으로 도약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도움닫기 초반에는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보폭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이 시기에는 시각적 정보에 의한 영향은 없으며 단지 훈련에 의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도약을 앞둔 도움닫기의 종반부에는 보폭의 편차가 커지면서 시각적 정보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다.
Lee 선생은 도움닫기 종반부에 보폭 조절이 가능한 것은 발 구름판까지의 거리 때문이 아니라 발 구름판까지의 도달 시간 때문이라고 보았다. 발 구름판에 가까워질수록 지면과 선수의 시선이 발 구름판에서 만나 이루는 각이 계속해서 변할 때 뇌에서는 이 외부의 자극을 계산을 하여 어느 순간에 발 구름판에 발을 내딛어야 할지 타이밍을 잡아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