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작의 사전 짐작과 시기능 개선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
동작인식과 스포츠④
체조
체조는 고도로 정밀한 동작과 균형감각을 필요로 한다. 동작을 전개시킬 때 시각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눈을 감았을 때와 떴을 때의 체조 동작을 비교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998년 Bardy와 Laurent는 실제 체조 선수들이 눈을 감고 뒤공중돌기(Ruckwartssalto)를 할 때와 눈을 뜨고 할 때 동작이 전개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예상했듯이 눈을 뜨고 뒤공중돌기를 했을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매끄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은 600ms라는 짧은 비행시간 동안 지속적인 시각 정보의 흐름을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흥미롭게도 아마추어 선수들에서의 결과는 눈을 감았을 때나 떴을 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움직이는 공은 타격 시점이 중요
테니스나 탁구, 배구에서 공의 속도는 너무 빨라서 공의 움직임에 대한 시각적 정보 분석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간주한다. 테니스에서 청각은 이러한 동작 인식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음파가 실제 공이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빨리 퍼져서 공의 비행 방향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공이 선수에게 가까워질수록 공을 바라보는 시각은 계속 변하는데, 이 시각의 변화량으로 정확한 공의 타격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Young은 지름이 20cm인 흰색 공을 높이를 달리하여 떨어뜨리면서 피검자가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공을 다시 높이 올려 차게 하였다. 피검자들은 공의 낙하 높이가 높을수록 무릎을 더 많이 굽혀서 공의 속도에 맞게 뛰어 올라서 공을 타격했다.
공은 바닥에서 동일한 높이에서 타격되었지만 공의 속도는 낙하 높이와 비례하였다. 공의 거리가 아니라 공의 가속도가 결정하는 공의 망막결상의 크기가 뛰어올라야 하는 시점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움직이는 물체의 타격 시점이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되었다.
야구
동작인식을 연구하기 위해 가장 좋은 사례는 야구에서의 외야수다. 외야수는 외야로 떨어지는 공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좋은 시기능 뿐만 아니라 달리기 속도가 빨라야 한다. 정확한 시간에 그리고 정확한 지점에 도달해서 공을 잡기 위해서는 외야의 넓은 지역을 뛰어야 한다.
그들은 어디로 뛰어야 하는지 어떻게 알까? 그들은 공이 타자의 배트에 맞는 순간 뛰기 시작하여 공이 떨어지는 정확한 위치에서 대기한다. 외야수의 이동을 촬영한 비디오 분석은 선수들의 지그재그 이동경로, 이른바 선형경로(lineare optische Trajektorie)를 보여준다.
이것은 선수들이 관찰 위치에서 볼이 직선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뛰었음을 말해준다. 외야수의 이동 패턴은 지각과 처리의 관계를 분명하게 해준다. 공의 움직임에 대한 인식은 특정 방향으로 달리게 하고 이 이동 경로는 다시 공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바로 이 때문에 이동 경로가 곧은 일직선이 되지 않는다.
스포츠학에서는 동작을 미리 짐작하거나 대책을 마련하는 전략뿐만 아니라 시력이나 시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시기능 교정 시에 응용되며 스포츠 검안의 한 부분이기도 한 눈과 손의 완벽한 조화는 일상생활을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포츠 검안이 무엇이며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영역이 어디인지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