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비젼社, 핀홀안경 장당 30만원에 판매… 미국 특허•국내 체육교사 연구물 20년 넘은 자료 이용
최근 국내 최대 발행부수(총 발행부수 1,799,166부, 유료부수 1,353,159부- 한국ABC협회 2011년 발표)를 자랑하는 C일보에 E비젼社의 핀홀안경을 홍보하는 전면광고가 연이어 노출되고 있다.
근시, 원시, 난시, 노안을 ‘수술 없이 하루 5분간 한 달만 착용하면 시력 2.0 회복’, ‘렌즈•안경 다 버렸다’는 자극적인 문구를 거침없이 사용하는 이 광고의 제품은 인터넷 N포털 ‘눈건강/렌즈용품 쇼핑 검색어’ 1위(2013.3.9일 기준), ‘핀홀안경’은 4위를 차지할 만큼 세간에 화제를 얻고 있다.
핀홀효과는 주변시를 제한하여 구면수차를 줄임으로써 사물을 순간적으로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로 안경광학과 재학생이라면 안과학개론 시간에 누구나 배우고 있는 분야이다.
순간적으로 사물이 선명하게 보일뿐 실제는 효과가 의심되는 ‘핀홀안경’으로 시력을 2.0까지 만들어준다는 광고가 국내 유명 일간지에서 제한 없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찾은 ‘핀홀안경’을 광고하는 E비젼의 관계자는 핀홀효과에 대해 “눈은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근육으로 수정체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해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핀홀안경으로 눈을 감싸고 있는 근육을 운동으로 강화시키면 수정체 조절 능력이 향상되어 시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E비젼의 J대표도 핀홀효과를 “반영구적으로 시력 개선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설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최근 대만 안과의사들도 인정했다”고 자료 공개를 피하며 해당 자료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 나와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하지만 칼자이스비전코리아의 윤정호 교육원장은 핀홀안경은 안근운동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착용자가 핀홀로 사물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운동으로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안구운동은 각 개인에 맞는 처방을 진행한 후에 그에 맞는 방향으로 비전테라피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윤 원장의 주장이다.
잘못된 정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E비젼의 관계자가 ‘눈에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눈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도 좋아져 알레르기도 고칠 수 있다.
대만에서는 시력운동을 학업이 끝난 후 10~15분씩 진행해 근시율이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정호 원장은 “핀홀로 알레르기를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터무니없는 넌센스”라며 “오히려 대만의 근시율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60% 이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L비젼 운영 시 허위•과대광고로 고발 전력
E비젼에서 주장하는 자료 역시 허점이 많았다. 국내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가 20년 전인 1993년에 발표했다는 자료는 시간적으로나 연구자의 전문성과 학술적 근거로 볼 때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E비젼社에서 신문 광고나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제시하고 있는 미국 특허 인증서와 국내 실용신안등록증, 상표등록증도 본지에서 확인한 결과, 미국 특허 인증서의 경우 1932년도에 발행되어 현재 시점에 대입하기에는 역부족인 인증서였다.
더구나 핀홀안경의 효과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근거는 현재의 E비젼이 예전에 고발조치 당한 전력이 있는 L비젼이었다는 점이다.
대표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인인 J씨가 맡고 있었는데, 1992년 당시에 핀홀안경은 의료용구 판매업소 중 허위•과대광고 단속에서 고발조치 당한 후 대표였던 J씨가 회사명만 바꾸어 현재 E비젼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J대표는 광고와 판매는 대행사에서 별도로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핀홀안경의 효과를 직접 경험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하며 더 이상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 회사 관계자도 계속된 기자의 질문에 “사실 백내장과 각막증에 대한 효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문광고는 총판을 맡은 판매대행사가 하고 있다. 현재 광고중인 기능에 대해 틀린 부분의 수정을 요구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핀홀안경의 효과는 실제로 크지 않으며, 광고 역시 대행사가 처리할 뿐 E비젼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E비젼에서 판매하는 핀홀안경은 ‘한달 안에 효과가 없으면 무조건 환불해준다’는 강력한 조건부 광고를 앞세우고 장당 약 30만원이라는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높은 가격에 비해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나 사례 등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력저하인의 시력을 2.0의 정상시력으로 만들어준다는 과장된 주장을 펼치며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관계 당국의 철저하고 시급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