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선 안경원의 매출이 12개월 중에서 4월 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본지가 서울 등 전국 10곳의 일선 안경원의 매출이 가장 높은 달을 백분율(100 포인트)로 환산해 조사한 결과, 1년 중 4월 달 매출이 100 포인트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이 가장 낮은 달은 1월 달로 4월 달의 절반 수준인 50포인트로 조사되었다. 그동안 안경인들이 안경원의 월간 매출 추이를 단순 비교한 것을 국내 최초로 조사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이 예상과 달리 7월보다 4월 달에 매출이 가장 높고, 매출이 가장 저조한 달은 11월 달이 아닌 1월 달을 꼽았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한 안경원 원장은 “우리 안경원의 경우 5월 달부터 매출이 높아져 7월에 최고 정점을 보이다 11월부터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며 “문제는 매년 비수기인 11월부터 2월 중순까지 3개월간은 평균 매출에 60~70%의 수준에 불과하고, 전체적으로 1년중 7개월간 매출이 저조하다”고 말했다(표 1 참조).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10곳의 안경원 원장은 한목소리로 2015년도의 매출이 2014년보다 평균 40% 이상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국내 경기가 메르스 여파에 이어 가계부채와 내수침체가 계속되면서 일선 안경원이 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한 아이웨어 수입•유통업체의 관계자는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만에 올해처럼 안경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처음 본다”며 “특히 11월 이후엔 우리 회사의 수금율이 IMF때보다 더 저조해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안경원 원장은 “올해 매출을 아직 집계하지는 않았지만 올해가 역대 최고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들 원장 대부분은 2015년의 매출 상황을 ‘유례가 없는 최악의 한 해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안경원 개설 시 3~5년간 인턴제 도입해야
이어 안경원의 매출을 하락시키는 주된 원인을 묻는 설문에서는 10곳의 안경원 원장들이 국내의 과도한 안경원 숫자를 꼽았다.
안경원의 매출 하락이 내수경기의 침체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안경원이 과다하게 개설됨으로써 매출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개설된 안경원은 9천 곳을 상회하고 있는 실정으로 안경관련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인구 5천 1백만 명을 감안할 때 ‘인구 1만명 당 안경원 1곳’, 즉 5천 곳을 안경원의 적정 숫자로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조사에 응답한 원장들은 앞으로 매출 하락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년 1천 7백명 안팎의 신규 안경사가 배출되면서 안경원 숫자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안경원의 매출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도 안경원 개설이 늘어나는 것에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창업자의 90%는 망한다’는 국내 자영업자의 현실에서 유독 안경원만 증가하는 이상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일선 안경원 원장들은 “자유경쟁 사회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겠지만, 안경원의 안정적인 매출과 양질의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는 강제적으로라도 안경원의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안경원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 매출 하락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안경원 원장들은 안경원을 개설하려면 3~5년 정도 인턴기간을 정해 개설하거나, 안경사시험의 합격률을 지금보다 절반 수준인 7~8백명으로 줄이는 등 안경원 개설에 따른 진입장벽을 높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