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안경사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안경사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안과의사라는 사람이 누진다초점렌즈를 쓰면 백내장이 온다고 쓰지 말라고 했답니다. 또 다른 고객은 녹내장이 약간 있는데 이 분 역시 안과에서 다초점렌즈를 쓰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이트를 접한 안경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안과의사들에게 강한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어느 안경사는 댓글에서 ‘백내장 발생의 90% 이상이 자외선 때문인데 멀티코팅을 처리한 렌즈가 오히려 백내장에 도움을 주는데 어떻게 백내장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아무리 수술환자를 끌어들이려고 그랬겠지만 안과의사가 이 정도의 상식도 없다니…’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건양대학교 안경광학과의 정주현 교수는 “지금까지 그 어떤 논문에도 누진다초점렌즈가 백내장을 일으킨다는 학설과 주장은 찾아볼 수 없는데, 무슨 근거로 이 같은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천대 안광과의 김정미 교수도 “아무리 안과의사가 안경사를 한 수 아래로 본다고 해도 터무니없는 내용을 환자에게 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누진다초점렌즈를 처음 사용하면 이삼일 적응하기 위해 평소보다 눈이 조금 피곤할 수는 있지만 누진렌즈가 백내장을 유발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시장에 누진다초점렌즈를 공급하고 있는 한 안경렌즈 생산업체 대표는 “누진다초점렌즈가 백내장이나 녹내장을 불러온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며 “누진다초점렌즈는 설계 단계부터 시력에 미치는 세세한 부분을 세심하게 고려해 생산하기 때문에 백내장을 유발시키는 일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과의사의 다초점렌즈 사용→ 백내장 유발 주장’이라는 글을 올린 글쓴이는 온라인에 익명으로 올린 텍스트여서 어느 안과의사가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만 해당 게시물에 ‘우리 안경원의 고객들 중에도 그런 얘길 전한 경우가 있다’는 댓글이 여러 건씩 올라온 것을 감안했을 때 안과의사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