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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안경계 날씨… 언제 훈풍 부나?
  • 편집국
  • 등록 2016-12-31 07: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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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안경원 날씨는‘흐림’… 내년 경기도 불투명
  • 콘택트렌즈는‘차차 갬’… 프랜차이즈는‘맑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4%로 내려잡았다. KDI의 전망대로라면 2017년도의 우리 경제는 2012년(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최초로 3년 연속 2%대 저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이로써 안경계의 향후 전망 역시 비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본지는 송년특집으로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안경원 등 5개 분야의 올해 현황과 내년도 전망을 들었다. <편집자 注>



안경원/ 흐림

해마다 매출 하락… 백약이 무효

▲ <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올해 영업환경이 어떤가?’란 질문에 서울 북부권의 한 안경원 원장은 ‘몰라서 묻냐?’고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그는 “아무리 불경기지만 안경원 개원하고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며 “IMF 때보다 더 심해서 최근엔 이틀간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안경원 개설업소는 2010년부터 14년까지 매년 평균 2.2%씩 증가해 8,524곳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근래 경기악화를 감안해 증가폭을 다소 낮은 2%로 계산하면 2016년 연말 현재 전국의 안경원은 대략 8,924곳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결국 올해 11월 현재 국내 인구가 약 51,600,000명임을 감안할 때 안경원 1곳당 할당되는 소비자 수는 약 5,728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 2010년 국세청이 전국의 음식점, 부동산중개업 등 생활밀접 30개 업종의 사업자 수(2009년 기준)를 분석, 각 사업체에 할당된 인구수를 계산할 때 안경원의 경우 6,802명이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지난 5년간 안경원의 평균 소비자 숫자가 약 15.8%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경원 경기가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일선 안경사들의 비명이 단순한 엄살이 아닌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구 1만명당 1개 안경원이 적정한 숫자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안경사는 “공과금 등 모든 물가는 모두 오르는데 유독 안경의 객단가는 매년 하락하는 추세”라며 “더구나 백화점과 온라인 등에 고객을 빼앗기고 안경사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안경렌즈까지 가격경쟁에 내모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경원은 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안경시장이 개선될 보장이 없기에 내년도도 역시 안경원은 매우 흐린 날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흐린 날씨가 계속된 안경원은 내년 역시 미세먼지가 가득한 흐린 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경렌즈/ 약간 흐림

기능성 렌즈 개발이 불황 비상구

올해 안경렌즈 업계의 경기도 약간 흐림이었다.


서울 남대문시장 인근의 한 안경렌즈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과거엔 주문렌즈가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젠 규격화된 여벌렌즈로 바뀌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안경렌즈도 가격경쟁이 심하고, 올해 백색렌즈는 약 3% 감소한 반면 컬러렌즈는 선글라스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25% 이상 크게 떨어져 전체 업계 불황의 골을 더 깊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호야렌즈의 관계자 역시 “국민 인구와 안경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안경계 전반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인구 감소 계속되면 적어도 10~20년 뒤에는 안경렌즈 업계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하이비젼코리아의 관계자도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매출부진이 심화된 올해는 동종 경쟁업체들이 예전보다 오히려 더 많이 생겨났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업계의 과열경쟁이 극심해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경계의 변화를 통한 매출 환경개선을 주문한 안경인도 많았다. 칼자이스비전코리아 마케팅부의 이정민 이사는 “일선의 안경사 분들이 시력검사와 처방을 너무 신속하게 판매하기보다는 검사에 더 많은 시간과 다양한 기능의 솔루션을 매칭하며 객단가를 높여야 한다”며 “신중해진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방법은 안경사의 전문성을 강화해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의 전체 가구 중 월평균 지출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는13.01%로 2009년의 같은 기간 14.0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지금은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혹한기인 셈이다.


안경렌즈 생산업체의 새로운 아이템 개발과 신상품이 출시가 더딜 경우 업계의 날씨는 여전히 약간 흐린 날이 계속될 전망이다.



아이웨어/ 

내수 불경기로 덩달아 침체

올해 아이웨어 업체의 기상도는 비오는 날의 연속이었다. 안경테도 특별한 소재 개발이 없이 지나온 가운데, 선글라스 시장은 더욱 위축되었다. 


앞으로는 안경원에 의지하고는 선글라스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 생산업체들의 판단이다. 이러한 생산 위축 심리는 대구의 한 국산 아이웨어 생산업체의 관계자의 말에 잘 드러나 있다. 


그는 “매년 12월 되면 내년도 선글라스 개발과 생산 움직임이 보이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대구 3공단에서 선글라스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며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판매가 실종됨으로써 내년 생산 전망도 매우 어둡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구의 한 대형 아이웨어 업체의 관계자는 “올해는 신생 안경 브랜드가 많이 생겨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지만 영업사원이 안경 한 장 제대로 판매하지 못하는 게 올해의 안경테 경기”라며 “내년엔 유통망이 약한 소규모 생산업체는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일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수입 아이웨어 유통업체의 대표는 “내년엔 미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국내 금리가 동반상승해 경기가 호전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미 외국산 안경테의 수요가 줄어든 상태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까지 위축되어 반전의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금리 인상은 현재 1천 300조원 이상인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지갑을 더욱 닫게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순실 사태로 더욱 경직된 국내 경기는 소비지출 및 투자확대의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막음으로써 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장기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나타나 안경업계 관계자들의 한숨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안경테 관련 생산•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콘택트렌즈/ 차차 갬

양극화 심화 속에 수출은 호조

올해 콘택트렌즈 시장은 전체 안경업계에서 그나마 맑은 편에 속했다. 특히 수출에서는 성장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광주광역시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역 콘택트렌즈 업체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1,760만 달러(한화로 약 210억원)에서 올해 25% 늘어난 2,200만 달러(약 262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한국산 콘택트렌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의 한 콘택트렌즈 업체 관계자는 “국산 콘택트렌즈는 품질과 디자인에서 여러 외국의 제품과 달리 다품종 소량 패키지로 선보이는 경우가 많아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2017년에도 자사의 수출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광주의 또 다른 콘택트렌즈 업체 관계자는 “올해 자사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17% 상승했다”며 “내년 시장은 올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사는 렌즈숍과 프랜차이즈 등에 대한 공급물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콘택트렌즈 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침체된 내수에 비해 수출에서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다만 콘택트렌즈 전문숍이 급속히 성장하는데 반해 일반 로컬숍은 전반적으로 부진해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네온TEC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경업계 매출 하락에 직간접적으로 미침으로써 내년에는 올해보다 부정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밝혔다. 한국알콘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콘택트렌즈 프리미엄 시장의 확장과 팩 렌즈 가격의 붕괴가 동시에 이뤄지는 독특한 시장양상을 보였다”며 “따라서 내년엔 중저가가 아닌 특화된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만이 가격경쟁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프리미엄 콘택트렌즈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을 예상했다.



프랜차이즈/ 맑음

불경기일수록 가맹 열기 후끈

▲ <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금년 한 해 동안 그나마 안경업계에서 맑은 날씨를 보인 곳은 프랜차이즈 업계이다.


이러한 맑은 기상도는 통계청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617만명에 이르던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무려 9.9%가 감소한 556만명에 그쳤다. 


그러나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800여개로 2014년보다 17%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등록된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는 총 36곳으로 계속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한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충분한 준비 없이 안경원을 개원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프랜차이즈는 처음부터 본부의 지원과 관리를 통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근래 많은 안경사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호하고 있다”며 “자사의 경우 올해 가맹률은 적어도 1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의 유력 프랜차이즈 업체의 관계자는 “지난해 210개에서 올해 217개로 2016년 우리의 가맹점 증가율은 7.96%를 기록했다”며 “내년도 자사는 VCS 환경구성과 전문화 실현, IT시스템 고도화라는 전략을 펼침으로써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불경기에 나홀로 창업보다는 프랜차이즈가 선호되는 경제계의 속설을 증명하듯 지난해 자사의 가맹률은 전년보다 14%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내년에 국내 경기가 경제 전문가 대다수의 예측대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발 반한류 등으로 경기가 저성장에 빠지겠지만 안경 프랜차이즈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선호도가 높아지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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