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다리 - 오경남(吳景南)
한 쪽 다리를 끌며 전선을 넘어오는 야밤중 총알이 소낙비 내리치는 전장은 내 나라 땅. 해어진 작업복, 손을 접고 이제 취해가는 번화(繁華)거리도 내 나라 땅. 나의 휴의(休意)의 삼할은 이미 죽어 저승 속을, 딛고 살아가는 목(木)다리 숙녀와 대낮을 싣고 푸른 빛 기름이 흐르는 고급승용차 질러가는 네거리에…. 멈춰 선 의지(意志)야 건너 제방이 마구 터져 오는 낯선 얼굴들이 홍수 앞에 무너지는 나를 내가 붙들고 섰나니 반측(反側)으로 내 죽어 갈 땅 한 평 없는 영원…. 흔들리는 지구 위를 목(木)다리를 끌며 절뚝절뚝 어디로 가야하나. 파랑불, 노랑불 낙인찍는 밝은 신호등아.
「현대문학」1963년 10월호’
전쟁이란…, 전쟁은 인간의 생물적 투쟁 본능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계급사회에 그 원인이 있는 역사적 현상이며, 지배계급의 이익을 도모하는 정치가 폭력적인 수단을 취하여 나타난 것이다. 전쟁은 지배계급이 자신의 경제적 이권을 확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명목을 붙여 인민을 무장 동원시켜 타국의 영토나 국민을 지배하고 예속시키려고 하는 국가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명목상으로는 특정한 신앙의 옹호를 명분으로 하는 종교전쟁, 혈통이나 왕위 계승을 명분으로 하는 왕조전쟁, 정의나 자유, 새로운 질서를 명분으로 하는 이념적 전쟁 등이 있다. 이러한 명목 등을 사용하여 지배계급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전쟁 상대에 대한 증오심, 적의를 인민에게 불러 일으켜 그 참된 의도를 감춘다.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단계에 들어선 20세기에는 전쟁은 제국주의 국가 간의 이권쟁탈, 식민지 획득의 제국주의 전쟁이 됐으며, 현대에는 제1차,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바 있다.
또한 전쟁에는 계급적 지배에 대한 피지배계급의 자기방위와 해방을 위한 정의의 전쟁도 있는데, 고대 노예 하에서의 노예반란, 봉건제 하에서의 농민반란 등은 모두 계급투쟁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프롤레타리아의 반란 예를 들면 파리코뮨이나 러시아혁명 시의 반혁명군과의 전쟁 등이 그것이다. 또한 자본주의 강국에게 지배받는 민족이 해방을 위한 민족해방투쟁도 계급투쟁과 그 성격을 같이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계급사회에서는 지배계급의 이익을 위하여 제 국가가 서로 전쟁을 발발시킬 뿐만 아니라 이 계급에 대한 피지배계급 측에서 행하는 해방을 위한 전쟁도 일어나며, 또한 타민족을 지배하에 두기 위한 식민지를 획득하려는 침략전쟁도 있는 한편 피지배, 피억압의 식민지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민족전쟁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어느 것도 계급사회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독점자본가 계급이 군림하는 제국주의 국가가 존재하는 한 전쟁의 발발 원인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평화 옹호세력도 만만치 않다.